경제·금융

債安기금 證安기금 꼴 될라

하지만 채권안정기금의 목적이 점차 변질되고 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채권안정기금은 일종의 소방수로 나온 것이다. 대우채권이란 엄청난 규모의 부실회사채가 돌연 등장, 채권시장을 마비위기로 내 몰았다.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사태가 벌어질 경우 투신사들이 무너질 것이 뻔하므로 임시처방전으로 나온 것이 채권안정기금이다. 이 기금은 투신사의 유동성위기를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볼수 있다. 기금이 회사채 등 각종 채권을 대량매입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수급조절기능은 이 기금덕분에 어느 정도 회복된 것이다.따라서 채권안정기금의 원래 설립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소방수의 역할도 끝났다고 볼수 있다. 그럼에도 이 기금은 오히려 갈수록 몸집이 커지고 있다. 당초 10조원으로 출발한 기금이 최근에는 30조원으로 늘어났다. 늘어난 기금은 이제 금리하향안정화의 유지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유가상승과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불안과 그로 인한 금리상승 압력을 채권안정기금의 자금력으로 막자는 것이다. 우리는 금융시장의 안정 및 경기회복세유지를 위해 금리안정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투신사의 유동성위기를 막아 채권시장을 겨우 안정시켜놓았는데 금리가 두자릿수로 치솟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없지않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채권수요가 격감하여 대우·투신사태의악몽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엄청난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채권안정기금 자체의 수익성유지를 위해서도 금리하향세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채권안정기금에 의한 인위적인 금리하향안정화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무리하게 저금리를 유지하려다 힘에 부쳐 금리상승을 막지못하면 금리가 폭등, 채권가격이 폭락해 기금을 출연한 은행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투신사들을 구하려다 은행들이 부실화되면 오히려 더 큰 위험이 올수 있다. 과거 증안기금의 부실사례를 돌이켜 보면 결코 기우일 수 없다. 은행의 대규모 부실화는 바로 제 2의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내년 2월 대우채 환매 완료때까지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은 안이한 발상이다. 무리한 채권안정기금의 증액과 지나친 의존은 자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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