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들, 금융권 송사 대리전 뜨겁다


외환은행 인수합병(M&A), 우리금융지주 매각, 신한은행 내분사태, 키코 분쟁, ELS 주가조작 의혹, 도이치증권 옵션쇼크 등 최근 이슈가 됐던 굵직굵직한 금융계 사건들은 예외 없이 로펌들의 치열한 대리전이 펼쳐졌다. 금융권 송사와 자문은 연간 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자문료 규모가 큰 데다 수임 성과를 과시할 수 있어 대형 로펌들은 물론 중ㆍ소형 로펌까지 나서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메이저 로펌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도 로펌들은 금융사건 수임과 승리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업계는 물론 금융가까지 뒤흔들어 놓았던 ‘현대건설 MOU’사건에는 대형 로펌이 총출동했다. 태평양은 외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을 맡았고 바른과 광장은 현대그룹을 대리했다. 김앤장은 보조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한 현대자동차를 대신해 공방을 벌였다. 올 1월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는 법정 자리가 변호사들로 꽉 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덕택에 재판 결과에 촉각을 기울여야 했던 회사 직원들은 심리가 진행되는 4시간 동안 줄곧 서있어야만 했다. 현대건설과 함께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 법률자문의 경우 세종과 광장(경남ㆍ광주은행)이 맡았다. 지난해 9월 실사를 시작한 우리금융지주 매각작업은 지금은 막바지 단계다. 세종과 광장은 6조원대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의 매각액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자문 수수료와 실적 쌓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는 받고 있다. 지난 10일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정으로 다시 법조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외환은행 주가 조작 사건은 김앤장이 맡고 있다.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양해 각서를 체결한 하나금융지주의 법률 자문까지 맡고 있는 터라 안개 속에 빠진 외환은행 인수사건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은행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한 내분 사태’는 바른과 화우, 율촌 등 3개 로펌이 나서 오는 31일부터 본격적인 변론에 들어간다. 특경가법상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은 바른의 박철 변호사 등이 변호하고 있다.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화우와 율촌이 합동으로 방어하고 있다. 삼성차 부채 소송에는 태평양ㆍ화우가 세종ㆍ바른ㆍ율촌을 상대로 법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6년 가까이 끌어온 삼성차 부채소송은 소송가액이나 동원된 변호인단 규모에서 역대 최고 규모로 꼽힌다. 원고인 채권단(14개사) 대리는 태평양과 화우가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삼성그룹 계열사(28개사)는 세종, 바른, 율촌이 변호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1ㆍ11 옵션쇼크의 배후로 지목한 도이치증권은 김앤장이 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고 있지만 검찰의 기소 이후에도 김앤장이 변호를 맡을지는 미지수다. 김앤장은 ‘한화 ELS 스마트펀드 10호’를 설계한 캐나다왕립은행(RBC)의 민사소송 변호도 맡고 있다. 기초자산인 SK 보통주 가격이 장 마감 10분전 13만주에 달하는 매도물량이 쏟아져 손실이 발생하자 투자자들이 R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앤장의 상대는 개인투자자들을 대리해 집단소송에 주력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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