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실물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조위안(420조원 상당)에 달하는 대규모 철도건설공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중국은 또 증권계좌의 이자소득세 일시면제 등 증시침체를 막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다각도의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왕융핑(王勇平) 중국 철도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현재 비준한 철도확장계획 규모가 2조위안에 이르며 이중 착공한 규모만도 1조2,000억위안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은 도로에 비해 철로 확장에는 공을 덜 들여왔다. 현재 중국의 총 철도 길이는 약 7만8,857㎞에 불과하다. 미국의 3분의1밖에 안 되는 길이다. 중국이 이번 철도확장안은 1860년대 미국의 대륙횡단열차 건설 이후 최대의 철도건설 프로젝트다.
정신리(鄭新立)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은 “중국은 금융위기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철도확장으로 일자리 확충 및 국내 경기 활성화를 노리는 것”이라며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때도 중국은 도로확장으로 위기를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정 부주임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세부적인 계획을 손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는 ‘제11차 5개년계획’에 따라 정해진 액수일 뿐이며 향후 필요에 따라 규모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11차 5개년계획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경제운용 방향을 담은 계획이다.
중국은 기존의 5개년계획을 통해 조금씩 철도확장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늑장 허가 등으로 당초 계획했던 투자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2006년과 2007년 책정된 철도개발 예산은 총 1,600억위안과 2,560억위안이었으나 실제로 집행된 것은 1,543억위안, 1,772억위안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중국 철도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철도확장 이후가 문제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철도부가 서민들을 위해 표값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 순수익이 전체 수익의 1%도 안 된다”며 “상업적으로도 현명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국정부는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이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급락한 주식시장의 투자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증권거래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조치를 실시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또 중국 금융당국이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11월9일부터 5%에 달하는 개인 예금이자에 대한 개인소득세 징수도 면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전세계의 금융위기로 중국 경제가 침체되고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해 취해졌다고 통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