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의료 한류열풍' 일으키려면


지난해 8만1,789명의 외국인 환자(의료관광객)가 우리나라를 찾아 국내 의료기관들이 총 1,032억원의 진료비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지난 2009년 6만201명, 547억원보다 각각 36%, 89%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 환자 1인당 진료비도 94만원에서 131만원으로 39% 올랐고 중증환자 비중은 6.5%에서 9.5%로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에 대해 긍정적 믿음을 가진 국가는 카자흐스탄ㆍ러시아ㆍ몽골 순이었는데 1인당 진료비가 평균 378만원, 297만원, 258만원으로 미국(156만원), 중동(133만원), 중국(132만원), 일본(84만원)보다 훨씬 높았다. 중동ㆍ중국ㆍ일본인 의료관광객들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중증치료를 하기보다는 경증진료나 피부미용ㆍ성형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국인 입원환자들의 1인당 진료비는 2009년 656만원에서 지난해 583만원으로 감소했다.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전략 개발 따라서 우리나라도 의료관광에 대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됐다. 국가별 의료관광객의 특성 등을 감안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전략을 개발하고 외국인 환자용 의료시설과 첨단 의료기술로 한국 의료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우선 카자흐스탄ㆍ러시아ㆍ몽골 등에서는 중증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으므로 치료 결과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심어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환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해당 나라에 거점 센터를 세우고 장기적으로 중증 치료를 위한 의료기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증치료에 머물러 있지만 중증환자 치료에 대한 잠재수요가 큰 일본ㆍ미국 등에 대해서는 진료품질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현지 의료보험회사와 협력해 적합한 진료비 지불방식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출산과 관련된 부분에 머물고 있는 환자 유입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중국이나 중동지역의 경우 성형ㆍ피부관리 등에 머물고 있는 의료관광 수준을 다양화하기 위해 현지ㆍ국내 여행사를 중심으로 의료관광 모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중동의 경우 경쟁력 있는 의료기관ㆍ인력이 부족하므로 장기적으로 병원을 플랜트(Plant)화해 수출, 국내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치료 목적 외에 건강(wellness) 관련 상품인 스파(Spa)ㆍ미용에 대한 자료 수집, 치료와의 연결성을 확보해 한국 의료관광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해야 한다. 의료기관으로 한정된 자료수집 범위를 건강 관련 상품으로 늘리고 효과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환자들을 치료하는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법인 병원)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국내 병원들도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수 있지만 대부분 건강보험에서 인정하는 의료 서비스(비급여 서비스 포함)에 국한하기 때문에 새로운 첨단 의료서비스 제공에 불리하므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투자개방형 병원 육성 필요 현재 국내 병원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모두 비영리 병원이기 때문에 투자개방형 병원이 들어설 경우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투자개방형 병원을 이용하는 외국인 환자와 비교해 새로운 첨단 의료서비스 이용에 차별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병원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의료시설을 확보하고 새로운 첨단 의료기술을 서비스해 효능ㆍ효율을 검증한다면 국내 건강보험 환자들에게 같은 의료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기에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부분들이 잘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진다면 우리나라도 싱가포르ㆍ태국 같은 의료관광 선도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의료관광이 진정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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