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틀째 강한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은 25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 주식비중을 줄이거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주식운용 담당자들이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들을 대부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펀더멘털이 튼튼한 종목과 펀더멘털보다는 단기 모멘텀에 기반해 급등했던 종목들 간에 주가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보인다.
◆ "반등은 단기적" = 폭락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강하게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운용사 주식운용 담당자들은 대체로 이번 반등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현재 반등세는 투매 현상 이후 외국인들이 매물을 흡수한 데 따른 일시적인 진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방 크게 얻어맞았던 투자자들이 전열을 정비해 다시 게임에 뛰어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아직 투자심리가 완전히 돌아섰다고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 본부장은 이어 "따라서 지난 23일 폭락시와 같이 한꺼번에 많은 환매가 나오지 않더라도 환매 물량을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랜드마크투신운용 최홍 사장도 "현재 반등은 과격한 조정에 따른 반발 매수 성격이 강하며, 유입자금 역시 외국인 가운데서도 단기 자금이 주류인 것으로 보여 언제든 다시 매물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환매가 늘어난 만큼 국내 기관들은 주식을 팔아야 할 처지이기때문에 이번 반등은 한계가 있으며 하루 이틀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신운용 김상백 주식운용본부장은 "폭락세를 불러 왔던 개인들의 미수금은대부분 정리가 됐고 일부 기관 중심의 펀드 환매도 고비를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수급상 별 문제가 없어 그동안 큰 폭의 하락세가 나타났던만큼 다시 시장이 폭락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 포트폴리오 종목군 대폭 조정 = 이런 가운데 운용사들은 폭락장세를 거치면서 늘렸던 주식비중을 다소 축소하거나 혹은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김 본부장은 "폭락 이전에 비중을 조정한 경우도 있고 또 일부는비중 조정 없이 떨어지는 칼날을 맞은 경우도 있다"며 "다만 이번 폭락장은 매니저들에게도 리스크 관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과 유가에 큰 변화만 없다면 현 단계에서 당장 주식비중을 줄일 이유는 없을 것 같다"며 "그러나 일부 아주 공격적인 중소형주 펀드들은 98∼99%까지 늘었던 주식비중을 85% 수준까지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이어 "당장 비중을 줄이지는 않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모멘텀에 따라 주가가 올랐던 종목들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투신운용 양 본부장은 "폭락장세 이전에 주식비중을 다소 줄였지만 그 폭이미미해 수익률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았다"며 "다만 철저하게 펀더멘털과 유동성이뒷받침된 종목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원칙하에 하락장에서 일부 종목을교체했다"고 말했다.
랜드마크운용 최 사장은 "주식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폭락장에서 실적이좋은 종목들을 대거 사들여 톡톡히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폭락 이후 이런 실적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추세인 만큼향후 실적 여부에 따른 주가 차별화는 더욱 극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