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총은 이렇게" 시범실시

증권거래소-상장사협의회 공동개최주주총회의 모범답안이 소개됐다. 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공동으로 22일 '시범주주총회'를 개최한 것.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열린 시범주총의 취지는 두가지. 말 그대로 '제대로 된 주총'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촉진하자는 것이다. '주총'이라는 타이틀로 각본 없는 거대한 연극이 열린 셈이다. 시범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배당. 주주들은 '배당률이 낮다'며 회사를 몰아부쳤다. 그러자 의장으로 나선 대표이사는 현금흐름표를 제시하며 적정배당을 강조, 건설적인 공방전을 벌였다. 의장은 주총과 관련 없는 주주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시범주총의 배역진도 눈길을 모은 대목. 윤병철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의장역을 맡았고 김교창 일신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김행선 회계사, 변중석 삼성증권 감사위원 등을 비롯해 13명의 법조계ㆍ학계ㆍ기업 등의 인사들이 임원과 소액주주 역할을 분담했다. 실제 상황과 똑같이 진행된 시범주총에서는 의장이 관례적인 인사말이 아닌 기업의 세부적인 소개와 앞으로의 비전을 주주들 앞에서 공개하는 기업설명회 형식이 소개됐다. 주주총회가 기업 IR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자는 게 목적. 이른바 주총꾼들을 막기 위한 대처 요령도 소개됐다. 주주들의 발언시 의장은 주주의 이름을 밝히도록 유도했고 질문사항이 명확하지 않거나 의제와 무관할 경우 의장 직권으로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반면 배당률에 대한 이의나 감사 보수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담당임원이 직접 나와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줘 주총이 투명한 기업공개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시범주총은 그동안 흔히 볼 수 있었던 상장기업들의 주총과 몇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30분이면 끝나던 주총과 달리 2시간이나 걸렸다. 질의와 응답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었다. 서진석 상장사협의회 부회장은 "이번 시범주총을 통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총이 민주적인 분위기 속에 자유로운 토론을 거치면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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