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소로펌 성공시대] <10> 법무법인 공존

체류기간 연장 등 외국인 구제 두각

출입국관리 분야 잇단 승소

공익투자이민 유치기관 지정

민·형사·노동 업무도 강점

차규근 법무법인 공존 대표변호사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출입국관리 분야 전문 로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차 대표는 법무부에서 국적·난민과장으로 5년 이상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입국관리 전문변호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호재기자

중국 동포인 A씨는 지난 2012년 신호대기 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벌금 500만원을 내야 했고 법무부의 출국명령에 따라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위기에 처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은 강제퇴거 대상이 된다. 다만 자발적으로 출국한다고 하면 출국명령 대상이 된다. A씨는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아 출국명령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일정한 벌금형을 받은 합법체류자에게도 강제퇴거 내지 출국명령을 내리는 법무부의 결정에 더 이상 국내에 머무를 수 없게 된 것이다.

법무부의 논리는 벌금형을 받은 외국인에 대해 벌금 액수에 따라 입국금지기간을 설정하고 있으며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후에 발생하거나 발견된 경우에도 강제퇴거 대상으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A씨가 강제퇴거 또는 출국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벌금을 받은 A씨의 경우 입국금지사유가 생겼기 때문에 법적으론 출국명령을 내려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A씨는 법무부의 처분이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과 대법원에서는 벌금형을 받은 외국인에 대한 출국명령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권익을 지켜준 당시 판결은 설립 3년차에 불과한 법무법인(로펌) 공존의 작품이다.

출입국관리 분야 전문 로펌인 공존은 차규근 대표변호사가 지난 2011년 개인사무소인 법률사무소 공존을 열면서 로펌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1년 뒤 대형 로펌에 몸담고 있던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인 이창환·전종민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법무법인 공존이 설립됐다. 최근에는 86학번 동기인 금태섭 변호사도 합류해 4명의 친구들이 대표변호사로 로펌을 운영하고 있다.

출입국관리 분야 로펌은 기본적으로 외국인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다룬다. 외국에서 비자를 받고 입국하는 일과 체류기간을 갱신하는 일, 형사사건에 연루돼 변호가 필요한 일,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명령을 받았을 때 구제하는 일, 영주자격이나 국적을 취득하는 업무 등이다.

차 대표는 법무부 국적·난민과장으로 5년간 재직한 경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단기간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그는 중국 동포 A씨 사건 외에도 귀화신청을 했다가 혼인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귀화불허처분을 받은 중국동포 B씨의 사건도 대리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미 1심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맡아 패소한 사건을 차 대표는 B씨 집까지 답사하며 혼인의 진정성을 입증했고 결국 B씨가 국내에서 혼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다.

공존은 최근 출입국관리 분야 성과를 인정받아 법무부로부터 공익투자이민유치기관으로 지정돼 중국 등 해외에서 공익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또 출입국 전문 로펌이지만 각 대표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행정법원 판사 출신인 전종민 대표는 행정사건과 민·형사 사건을 전문으로 한다. 공존에 오기 전 근무지였던 태평양 시절부터 노동과 기업자문 업무를 전문으로 했던 이창환 대표는 공존에서도 이전부터 해 오던 업무를 맡고 있다. 검찰 출신으로 대검연구관을 지낸 금태섭 대표는 형사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한다.

공존은 변호사 10여명에 불과한 소형 로펌이지만 대표들의 전문성과 강한 유대감에 힘입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4명의 대표들이 30년 가까이 우정을 쌓아오며 형성한 두터운 신뢰관계는 공존 특유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공존은 법인의 이름 그대로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변호사들이 공존하며 앞으로 출입국관리 외의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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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대표는 "공존이 출입국관리 전문 로펌만으로 알려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출입국업무 외의 전통적인 민·형사·행정·노동 분야에서도 강점을 나타내는 법인으로 발돋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사건 전담하는 '외국인심판원' 설치해야

차규근 대표변호사

차규근(46) 법무법인 공존 대표변호사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개방직인 국적·난민과장으로 재직을 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차 대표가 법무부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외국인 관련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평소 국제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어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난민사건을 몇 번 다룬 것이 전부였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난민업무를 다루는 국적·난민과장직을 신설하고 민간전문가를 채용한다고 하자 호기심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응모한 것이다. 결국 5년 동안 국적법 개정과 난민제도 개선의 실무 책임자로서 일했다.

차 대표는 공무원과 변호사로서 외국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제도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 외국인 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인력이 부족하고 전문 기관이 없다 보니 외국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등의 어려움을 직접 겪으면서 안타까운 심정마저 들었다.

차 대표가 뉴질랜드나 캐나다처럼 외국인 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이민심판원과 유사한 기구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 대표는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14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정책적인 판단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외국인 관련 사건을 담당할 외국인심판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난민사건이 급증하면서 법무부에서 난민인정협의회가 이의신청 사건을 전문적으로 심리하고 있다. 하지만 난민인정협의회는 비상설기구인데다 독립성 등에서 한계를 갖고 있어서 심리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차 대표는 외국인심판원을 설치한 뒤 심판원 산하에 난민인정협의회와 출입국 관련 분과위원회를 설치하면 사건에 대한 전문성이나 처리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쟁점에 대해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서 유연한 외국인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 대표는 "그동안 외국인을 관리의 대상, 언젠가는 떠나야 될 대상으로 봤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서로 공존하면서 어떻게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한 시기"라고 말했다.



He is…

△1968년 합천 △달성고, 서울대 법대 △사시 34회(사법연수원 24기) △1995년 변호사 개업 △1998년 동신제약 사외이사 △1999년 중소기업관련법령정비 자문위원 △2006년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국적난민과장 △2012년 법무법인 공존 대표변호사 △2013년 한국이민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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