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이 내년 1월31일 합병을 통해 총인원 1,330명, 매출 1,250억원 규모의 대형 회계법인인 하나안진회계법인으로 새 출발한다.
이재술 하나회계법인 대표와 양승우 안진회계법인 대표는 14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합병 조인식을 가졌다.
두 회계법인은 모두 세계 최대의 회계 컨설팅그룹인 딜로이트투시 토머츠(DTT)의 한국 회원사로 딜로이트의 제안에 따라 지난 2002년 4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합병을 추진해왔다.
하나안진회계법인은 딜로이트의 한국 회원사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회계감사ㆍ세무ㆍ컨설팅ㆍ재무자문 등 종합 회계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통합법인의 대표를 맡게 된 양 대표는 “GMㆍ마이크로소프트ㆍ메릴린치 등 다국적 기업 고객이 많은 하나와 현대차ㆍ기업은행ㆍ삼성증권 등 국내 고객에 강점을 갖고 있는 안진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영화와 안건회계법인의 합병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철 영화회계법인 부대표도 “(합병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서로 얘기만 맞으면 금방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합병법인의 글로벌 회원사인 딜로이트는 내년도 한국의 집단소송제 도입과 관련해 회계감사 수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조인식에 참석한 랜달 코크레인 딜로이트 아시아퍼시픽 감사그룹 대표는 “집단소송제는 ▦관련 규제의 정비 ▦감사위원회 독립성 확보 ▦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확보된 후 도입돼야 한다”며 “한국이 서둘러 도입을 결정하면서 회계법인의 위험부담이 커진 만큼 감사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회계법인들도 집단소송제 이후 수입의 20%를 위험관리ㆍ보험가입ㆍ법률상담 등에 투자하는 등 비용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8년 동안 딜로이트 아시아퍼시픽 지역의 감사그룹을 이끌어온 코크레인 대표는 “IMF 이후 한국의 감사수준과 제도는 크게 좋아졌다”며 “한국의 감사수준은 다른 나라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감사비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