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쟁력을 확보하라."삼성ㆍLGㆍSKㆍ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올해 설비투자는 대폭 줄이면서도,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리고 있다.
일부 기업은 설비 투자 보다 R&D 투자를 더 많이 책정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감안해 투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하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는 적극적으로 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때가 오면 언제라도 뛸 수 있도록' 핵심사업에 대한 R&D를 늘리고 있는 것.
삼성그룹은 현재 13개인 세계 1등 품목을 2005년까지 30개로 늘린다는 방침 아래 시설투자를 26.5% 줄이는 대신 R&D 투자액은 지난해 3조원에서 4조원으로 33.3%나 늘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투자를 작년의 4조2,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줄이는 대신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작년의 7.5%에서 8%로 높였다.
올해 예상매출액을 40조원 안팎으로 볼 때 R&D 투자비가 설비투자비와 비슷한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도 올해 설비투자는 작년과 같은 2,300억원으로 유지하는 대신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5.8%에서 6%로 높일 예정이다.
LG그룹도 올해 설비투자는 3조5,000억원으로 작년의 4조7,000억원보다 26% 줄이되, R&D 투자는 1조7,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12% 가량 늘려 디지털 디스플레이ㆍ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쏟아붓기로 했다.
LG전자는 올해 설비투자비를 6,200억원으로 책정해 지난해 8,760억원보다 29.2% 줄인 반면 R&D 투자는 8,300억원으로 작년 7,450억원보다 11.4% 늘려 설비투자비보다 R&D 투자비를 많게 책정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디지털TV와 차세대 정보통신장비 및 핵심부품의 개발에 나서는 한편 현재 7,300명 가량인 R&D부문 우수인력의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올해 설비투자를 2조1,100억원으로 작년보다 1.9% 줄이는 반면 R&D 투자는 1조4,600억원으로 14.1% 늘릴 방침이다.
환경친화 차량 및 자동차 신기술 개발 등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에는 인색하지 않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SK그룹도 생명과학과 신소재, 모바일 비즈니스 분야에 올해보다 25% 늘어난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의 경우 올해 신규 설비투자 없이 기존설비의 유지보수에만 나서기로 하고 설비투자비를 작년의 2,0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줄였으나, R&D 투자비는 500억원으로 작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