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WTO협상 사실상 결렬
성과없이 끝나 내년말 DDA 타결 불투명한국 시위대 600명 연행
홍콩=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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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개최된 제5차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성과 없이 사실상 결렬로 끝났다. WTO의 150개 회원국 대표는 18일 예정된 폐막일정(현지시각 오후3시)을 연기하며 막판 타결을 시도했으나 회의 전 마련된 초안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어 한 차원 높은 무역자유화를 달성하려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내년 말 타결이 극히 불투명해졌다.
농업분야의 협상결과는 그대로 비농산물(공산품 및 수산물, NAMA) 관세감축에 영향을 미쳐 관세감축 방식(스위스공식)은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감축률을 결정할 공식의 ‘계수’에 아무런 언급이 없어 어정쩡하게 협상이 끝났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기대를 모았던 최빈개도국(LDC)의 지원과 관련한 ‘개발’분야에서 일정부분의 성과를 이뤘다. 선진국 등은 50개 최빈국 모두에 무관세ㆍ무쿼터 혜택을 주기로 했으며 점진적으로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의무화하지 않고 일정부분 예외를 두기로 해 최빈개도국 지원에 있어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농업부문을 중심으로 회원국간 이견 차가 극심해 (성과에)별다른 내용이 없다” 며 “내년 3월쯤 제네바에서 다시 회의를 열어 합의를 시도하겠지만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오후부터 홍콩 WTO 회의장 주변에서 밤샘 과격시위를 벌인 한국 농민시위대 600여명이 18일 새벽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홍콩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관련자 구속 등 의법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콩 당국은 시위 수준이 자국 법률이 용인하는 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단 원정시위대가 재판에 회부되거나 형을 받는 등 의법 처리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선처해줄 것을 홍콩 당국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시위대는 대부분 이날 밤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위가 깃대와 대나무ㆍ쇠파이프를 동원해 폭력시위로 발전하면서 홍콩 경찰 17명을 포함해 8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한국인 시위대도 상당수 부상했으며 그러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부상자들에 대한 필요한 지원조치와 함께 공평무사한 조사, 그리고 조기 석방 및 안전한 귀국 협조요청 조치를 통해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5/12/1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