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포커스 이사람] 이중희 메츠 사장

직원들과 모기업서 분사 세계 유화시장 공략나서대기업 공장장이 현장 근로자들과 분사기업을 만들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석유화학 설비 및 공정 전문관리업체인 ㈜메츠(울산시 남구 부곡동) 이중희(51)사장. 삼성석유화학 울산공장 공장장이던 그는 지난해 1월 석유화학업계의 과당경쟁과 경기침체로 경영개선이 불가피하자 분사를 결심하고 이례적으로 직접 총대를 멨다. "후배들에게 승진기회를 주고 분사가 퇴출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를 따라 창업에 나선 직원들은 모두 40여명. 당초 배관분야 20~30여명이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성에 확신을 하는 이 사장의 모습에 시공ㆍ설계 인력 10여명도 따라 나섰다. 그가 가장 고심한 것은 회사의 진로와 비전. 모기업이 분사의 조건으로 5년간 공사 수주와 매출을 보장했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준 30~40대 직원들에게 평생 일터를 물려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가 내린 결론은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그는 창업직후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익힌 노하우를 해외 석유화학 공장에 접목시키면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믿고 직원들에게 이를 주문했다. 이 같은 생각은 적중했다. 인도네시아 PT.아미사가 대표적인 예. 메츠 기술팀은 PT.아미사의 공정을 개선시켜 공장가동률을 82%에서 98%로 끌어올렸다. 유지보수비용도 기존업체에 비해 훨씬 저렴해 연간 40만달러어치의 수출 물꼬를 텄다. 이 사장은 획기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했다. 연공서열을 폐지하고 능력위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대리였던 직원을 부서장으로 승격시키고 과장 3명을 팀원으로 배치할 정도다. 이 사장은 "적지 않은 내홍도 있었지만 분사기업이 능력과 효율성을 우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직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한 팀이라는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회사사랑도 남다르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직원들이 주식 50%를 사장에게 위임했지만 그는 5년간 이익 배당금을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정관에 명시했다. 대신 적립된 이익금을 기술개발에 투자키로 했다. ㈜메츠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76억원. 모기업에서 올린 연간 매출보다 무려 20%가량 늘었다. 올해는 85억원이 무난할 전망이다. 매출액중 모기업 의존비율을 지난해 82%에서 올해는 75%까지 낮출 계획이다. 대부분의 분사기업이 모기업의 매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메츠는 연내 현재 추진중인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와의 설비공정 계약을 성사시키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동남아시장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사장은 "회사 브랜드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3년내 상장시킬 계획"이라며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분사기업의 성공모델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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