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 스포츠 얘기만큼 어울리는 것도 없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골프ㆍ야구부터 축구ㆍ씨름까지 '종합선물세트'가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TV 앞에 모여 함께 응원해도 좋고 경기장에 나가 목청을 높이면 더 좋다.
◇올빼미족 TV 앞으로 집합=한국 축구의 두 대들보인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6ㆍ아스널)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 출격 대기한다. 대표팀의 현재 주장 박주영은 10일 오후11시(이하 한국시간) 스완지시티와의 홈경기 출전이 기대되고 전임 주장 박지성은 11일 오전1시30분 볼턴 원정에 나선다.
출전 확률은 박지성 쪽이 더 높다. 박지성은 '이적생' 애슐리 영과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짧은 출전 시간에도 제 구실을 해왔다. 반면 '신입생' 박주영은 월드컵 3차 예선에 나서느라 아직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박주영은 대표팀에서 2경기 4골로 상승세가 가파른데다 아스널의 공격진이 부상과 징계 등으로 정상 전력이 아닌 터라 '깜짝' 데뷔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 밖에 스코틀랜드 리그의 기성용(셀틱)도 10일 오후11시 마더웰과 홈경기에 나서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손흥민(함부르크)은 11일 오전1시30분 베르더 브레멘 원정에 출격 대기한다.
◇보름달 대신 100승 축포=이번 추석에는 날씨가 궂어 보름달을 구경하기 어렵다고 한다. 대신 한국 낭자군의 얼굴에서 보름달 같은 밝은 빛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00승에 1승만을 남겨둔 한국(계) 선수들은 10일부터 사흘간 미국 아칸소주 피너클 골프장(파71ㆍ6,284야드)에서 열리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 나선다.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최나연(24ㆍSK텔레콤)과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인 미셸 위(23)를 주목할 만하다.
한편 일본 투어에서는 도신골프토너먼트(남자)와 코니카 미놀타컵(여자)의 3ㆍ4라운드가 10ㆍ11일 나란히 진행된다.
◇며느리도 모르는 4강 향방=프로야구는 10ㆍ11ㆍ13일 각각 4경기가 모두 오후5시에 펼쳐진다. 10ㆍ11일에는 두산-KIA(잠실), SK-한화(인천), 삼성-LG(대구), 롯데-넥센(부산)전이 열리고 13일에는 LG-두산(잠실), SK-넥센(인천), 한화-KIA(대전), 삼성-롯데(대구)전이 벌어진다.
롯데ㆍKIAㆍSK가 벌이는 2위 싸움이 어느 해보다 치열한 가운데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를 향한 LG와 두산의 안간힘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두산-KIA, 삼성-LG, LG-두산, 삼성-롯데전은 안개 속인 4강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경기로 꼽힌다.
◇명절 하면 씨름=10~13일 낮 여수 진남체육관에서는 추석장사대회가 열린다. 백두급(160㎏)에서는 이슬기와 윤정수(이상 현대삼호중공업)의 '집안 싸움'이 벌어지고 한라급(105㎏ 이하)에서는 이주용(수원시청)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금강급(90㎏ 이하)에서 적수가 없었던 이주용은 지난 6월 단오장사대회에서 한라급에 도전했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
또 금강급에서는 임태혁과 이승호(이상 수원시청)의 싸움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패기를 앞세운 대학 선발 16명이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져 선배들을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