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각료 인선을 위한 3단계 추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과거 정권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은 우선 입각 대상에서 배제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또 개혁인사와 함께 전문성을 갖춘 차관급 실무형 인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핵심 관계자는 17일 “노 당선자가 개혁을 중시하는 만큼 옛 정권에서 요직에 올랐던 인사가 다시 입각하기는 힘들다는 게 인수위의 공통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정권에서 요직에 발탁된 사람들이 이제는 노 당선자 사람인 냥 한다”라며 “노 당선자를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라고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청와대 수석 출신인사가 한 경제부처 장관 후보에 오르자 인수위 내에서 집단적인 반대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10배수 추천에 오르거나 5배수에 뽑힌 인물 가운데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출신은 새 정권에 진출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전문성을 갖춘 차관급 인물이다. 인수위 경제1분과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당선자는 1번이 능력, 2번이 신뢰라며 경제부처 장관 인선 기준을 밝힌 바 있다”라며 “능력은 전문성, 신뢰란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사람,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라 전ㆍ현직 차관의 장관 발탁 가능성이 어느 정권보다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후보로는 경북대 교수 출신인 이정우 경제분과 간사와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금감위원장엔 이동걸 인수위원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는 박봉흠 현 차관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공정위원장으론 김병일 전 금감위 부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으며 국세청장에는 곽진업 현 차장과 봉태열 서울지방청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인수위는 철저한 검증 작업을 위해 5배수 추천 과정인 3단계 인선을 당초 예정보다 2일 정도 앞당겨 17일까지 끝내기로 했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은 “행정자치ㆍ법무ㆍ경제 일부 부처의 5배수 인선작업이 마무리됐다”라며 “충분한 대상자 검증과 면담을 위해 3단계 인선을 서두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