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로마선 '총리 반대' 겹쳐 폭력 시위

월가 시위 한달째… 전세계 900개 도시로 확산<br>수만명 거리로 몰려 경찰·시민등 부상 속출<br>런던 금융가 시위엔 '어산지'도 참가 눈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시위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자본주의의 탐욕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항의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900개 도시(시위주최 추산 82개국 1,500개 도시)에서 공조시위가 벌어졌다. 대부분의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과격시위 양상이 나타나면서 일부 건물과 경찰차량이 불탔으며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난무했다. 월가 시위의 진원지 뉴욕에서는 15일(현지시간) 맨해튼 남부 월가에서 1,000여명이 거리행진을 한 뒤 뉴욕의 관광명소인 타임스 스퀘어에 6,00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당신도 99%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기마경찰 등은 광장 밖으로 이들 시위대들을 몰아냈으며, 이 과정에서 산발적인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시위대는 대형 은행의 돈벌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JP모건 체이스와 씨티은행 등에 은행계좌를 폐쇄하려 진입했다가 24명이 무단침입죄로 체포됐다. 이들을 포함, 이날 시위로 뉴욕에서는 최소 74명이 체포됐다. 워싱턴에서는 수백명이 은행 등이 몰려 있는 다운타운을 행진했으며 백악관과 미 재무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파리에서 유로존의 채무위기를 논의하기 위한 G20 국가의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총재 회담 개막에 때맞춰 런던, 로마, 프랑크 푸르트 등 유럽 주요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수만명이 거리로 나선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는 지난 14일 가까스로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불만도 함께 표출되면서 과격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국방부 청사 별관과 도로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은행 점포의 유리창을 파손했으며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 70명이 부상했고, 부상자 중 경찰과 지역 주민을 포함한 45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로마 시위 참가자들은 이탈리아 전역의 약 80개 도시에서 기차와 버스 750대를 이용해 모여들었고, 볼로냐에서도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참가자인 알레시아 트리디치는 "정부가 우리를 우롱하고 있다"며 "미래는 암울하고, 연금혜택을 받지도 못한 채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에서는 5,000여명의 시위대가 '런던 증권거래소(LSX)를 점령하라' 시위에 참여했고, 소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을 통한 온라인 시위에도 1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런던시위에는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세계적인 동시다발적인 시위는 시간대가 가장 빠른 아시아에서 시작됐다. 일본 도쿄 도심의 부유층 거주 지역인 롯폰기와 히비야 공원에서는 빈부격차 시정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호주 시드니에선 호주중앙은행(RBA) 앞 광장에 1,000여 명의 시민이 집결했다. '시드니 점령' 인터넷사이트는 "상위 1%가 다스리는 세계는 잘못됐다"며 "시위 참가자들이 다양한 캠프를 차려놓고 시위에 나서는 한편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번 시위를 이끌어갈지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서울과 대만 타이베이, 홍콩, 뉴질랜드 등에서도 자본주의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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