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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에 '공간혁명' 바람이 거세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식당이 아닌 매장 인테리어에도 신경 써 '눈으로 즐기는' 즐거움까지 강조하고 나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식브랜드 자연별곡은 매장 내부를 마치 옛 궁궐처럼 꾸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서 한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왕의 이야기''팔도진미'라는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놋그릇을 사용하고 매장 곳곳에 전통 소품도 다량 배치했다. 메뉴 역시 영조 임금이 당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탕평책을 실시하며 대신들에게 내놓았다는 '탕평채', 경북 안동의 양반가에서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주로 내놓았다는 '안동국시' 등 전국 지역별 이색 전통 별미들을 그대로 재연해 내놓았다.
매장이 위치한 지역적 특색과 주요 방문객의 취향에 맞게 단장한 곳도 있다. 애슐리 서울 홍대점은 젊은 분위기가 강한 로큰롤 콘셉트를 살려 하드록 카페와 유사하게 매장을 만들었다. 마이클 잭슨의 대표적인 무대 의상과 엘비스 프레슬리가 즐겨 연주하던 기타, 조니 라몬의 기타 등이 전시돼 있어 미국 팝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한국식 바비큐 레스토랑 전문점인 철든놈은 철공소 콘셉트로 매장을 꾸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경준 철든놈 대표가 2011년 서울 문래동 철공 단지 내에 구이 기구 연구소를 설립한 후 줄곧 생산한 각종 구이 기구들을 매장 내에 전시해 박물관 느낌을 준다. 이곳 직원들 역시 작업복을 입고 음식을 나른다. 음식 맛은 물론 눈길을 끄는 매장 인테리어가 입소문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투박한 공사장 콘셉트는 샐러드 파스타 전문점 미즈컨테이너가 일찌감치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하면 떠올리는 카페형 매장이 아닌 안전모 번호판, 캐비닛, 쇠사슬 등 공사 현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 만한 소품들을 곳곳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