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이 `盧의 변심`논란을 빚고 있는 방미기간중 언행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 15일을 전후해 굴욕외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16일 서울행 비행기안에서 수행기자들에게 “거꾸로 내가 미국과의 좋은 관계는 다 덮어버리고 나쁜 관계만 얘기했다면 또 다른 비판이 있었을 것이다.”라며 친미발언에 대한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차 광주에 내려가서는 “매끄러운 한미 관계를 위해 미국에 갔는데 가서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해야지 기분 나쁜 소리를 하면 되겠느냐”며 “너무 비관하지 말자.”고 성급한 비판론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형평성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내가 미국에 대해 칭찬하고 감사를 표한 것을 일부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데 미국도 한국에 대해 극찬에 가까운 감사표시를 했다”며 한쪽만을 부각시키는 언론, 네티즌 반응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저자세 외교, 굴욕 외교에 대한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자 “자기 지지기반에 잘 보여야 할 텐데, (내가)여당인지 야당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19일 낮 박관용 국회의장과 최종영 대법원장, 고 건 국무총리, 윤영철 헌법재판소장, 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 등 3부 요인과 헌법기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박 의장에게 “대체로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에서는 성공적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시달린다”며 “성공적 결과가 되도록 잘 도와달라”며 방미평가에 관한 한 여당인 한나라당의 박 의장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었다. 노 대통령은 21일에는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 여야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