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허울 좋은 고령자 고용지표

경제활동참가율·고용률등 선진국보다 좋지만<br>먹고살기 힘들어 자의반 타의반 취업 전선<br>낮은 실업률은 농업 고령화 따른 착시효과도


‘높은 경제활동참가율,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 등’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지만 고령자 고용시장(55~64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양호한 성적을 기록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고령자 실업률은 2%대 초반으로 미국(3.0%)보다 낮을 뿐더러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점을 들며 고령자 고용시장이 여타 선진국보다 양호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령자 고용시장 지표 이면에는 한국만의 특수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허울만 좋은 고용지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높은 경제활동참가율, 내면은=재정경제부ㆍ통계청 등에 따르면 고령자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006년 60.7%, 올 5월 64.2%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취업자나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 참여하는 계층도 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기준으로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미국의 63.7%, 일본의 67.3%보다 낮지만 OECD 평균(55.4%)보다는 훨씬 높다. 특히 프랑스(43.6%), 호주(57.5%), 영국(59.1%)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후 소득 보장체계가 미흡하고 고령자 농업 인구 비중이 높은 취업구조의 특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늙어서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힘들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취직 전선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고령자가 적지않다는 의미다. ◇양호한 고용률, 자영업 때문에=취업자 비중을 의미하는 고용률은 55~64세의 경우 2006년 말 59.3%다. 즉 100명 중 60명가량이 취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령자 고용률은 올 5월 현재 62.8%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고령자 고용률 역시 2006년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OECD 국가 중 양호한 성적이다. OECD 평균은 53.0%로 한국(59.3%)보다 낮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농업 및 유통업 등 높은 자영업 비중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OECD 국가에 비해 매우 높고 이들 산업이 고령자로 채워지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즉 고령자들이 번듯한 임금 근로자로 고용시장에 참여하는 것보다 조건이 열악한 유통ㆍ자영업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낮은 실업률, 농민들 때문에=고령자 실업률은 2006년 2.3%다. 특히 이 같은 실업률은 OECD(2006년 기준) 평균인 4.4%보다 낮을 뿐 아니라 미국(3.0%), 독일(12.3%), 프랑스(7.2%), 일본(3.9%), 영국(2.9%) 등을 훨씬 앞지른다. 이처럼 실업률이 극히 낮은 이면에는 농업의 고용구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고령자 대다수가 농림어업에 종사하는데 이들을 취업자로 잡다 보니 이 같은 착시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높은 자영업 비중, 농림어업의 고령화 등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으로 인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