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익중 금융감독원 여신전문감독국장은 "주요 카드사를 대상으로 VVIP카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카드사의 특정 상품에 대해 일일이 간섭할 수는 없지만 VVIP카드의 부가서비스가 수익보다 많으면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금감원에 VVIP카드 실태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최근 상위 0.01% 고객을 타깃으로 한 VVIP카드를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조만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손잡고 슈퍼프리미엄급 VVIP카드를 선보인다. KB국민카드는 "항공ㆍ여행ㆍ컨시어지(집사)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혜택을 제공하며 연회비는 현존하는 국내 VVIP카드 중 최고가 될 예정"이라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카드도 연회비 300만원의 '블랙' 리뉴얼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연회비를 기존 200만원에서 100만원 올리는 대신 공항 의전 등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삼성카드도 아멕스 계열인 '블랙센터리온'을 상반기에 출시한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VVIP카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는 새로운 시장 개척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신용등급 7등급 미만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이 중단되고 카드가맹점 수수료도 당국의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린 상황에서 VVIP카드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다. 또 프리미엄 시장 1위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
문제는 초우량고객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 결국 일반고객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실제 VVIP카드는 연회비(300만원 안팎)의 5배 이상에 해당하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카드 결제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VVIP카드 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20% 고금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관련 수익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카드사들이 VVIP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VVIP카드의 부가서비스 비용이 수익을 넘지 않도록 한 모범규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