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과장이 26일 발표한 '비현금 지급수단의 발달이 현금통화수요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를 보면 신용카드 등 비현금 결제수단의 확대가 현금 통화의 보유 수요에는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조사는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현금 통화 잔액과 비현금 지급수단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명목소득과 현금통화 수요간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추정계수는 0.864로 소득이 1% 증가할 때 현금통화 수요는 0.8% 가량 늘었다. 위험회피 성향과 예금금리와 현금통화수요간 추정계수도 각각 1,734와 -1.005로 유의미한 수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신용카드나 인터넷뱅킹 사용액과 현금통화 수요간 추정계수는 0.007과 -0.003에 그쳐 통계적 유의성이 미미했다. 다만 비현금 지급수단의 발달은 현금 거래 빈도의 감소 등 현금 유통속도를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는 경제주체들이 예비 목적으로 명목 소득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보유하고자 하는 행태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 거래의 위축을 현금 통화수요의 감소로 해석하는 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의 도래가 꾸준히 주장돼 왔지만 현금 거래는 늘지 않더라도 현금통화 수요는 경제 규모 성장과 함께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카드 이용이 늘어난 국가들 대부분도 현금통화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여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