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확실한 길을 찾아서

제3보(42~70)


[韓·中·日 바둑영웅전] 확실한 길을 찾아서 제3보(42~70) 김주호는 펀치력이 아주 세기로 정평이 높았다. 그가 즐거운 흐름을 탔을 때는 괴력이 발휘된다. 그러나 한번 흐름을 놓치면 걷잡지 못하고 무너진다. 이 바둑은 제한시간이 20분에 불과한 속기. 서반의 우변 공방전에서 흐름의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가 있다. 49가 공격의 급소. 이 수를 당한 김주호는 일찌감치 패배의 예감을 느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무조건 진다. 방법은 단 하나. 어지러운 난전으로 유도하여 어떤 변수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 백52로 우지끈 끊어 버린 것은 난전을 위한 변칙 수단이었다. 상식적인 길이라면 52로는 54의 자리에 뻗어야 한다. 그러나 그 코스는 아무 희망이 없을 것이다. 상변은 상변대로 흑의 확정지가 될 것이며 중원은 중원대로 흑의 세력권이 될 뿐이다. 백56 역시 변칙 행마. 억지로 리듬을 만들고 있다. 백60으로 두자 희미하나마 탈출로가 보인다. 송태곤은 이미 거칠어진 상대의 숨소리를 듣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구태여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음을 그는 알고 있다. 그저 경쾌한 푸트윅과 함께 가만히 기다리면 된다. 흑61로 이득을 취하고 63으로 대마의 절반만 접수하는 송태곤. 흑63으로 참고도의 1 이하 9로 두면 전체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확실한 길로 가고 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1-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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