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고정환율제 개혁하나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18일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외환거래 시스템 도입이 현재 ‘최우선(top priority) 과제’라고 밝혀, 중국이 마침내 환율 제도개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 동안 중국 금융당국은 환율제도를 당장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줄곧 밝혀왔고, 위앤화 페그제(미달러화에 고정) 폐기의 필요성을 인정했을 때는 이를 장기적인 목표로만 설정해왔다. 중국 금융당국이 환율제도 개선문 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것은 구체적인 시기언급을 꺼려했던 그 동 안의 중국 정부 입장에서 크게 변화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국영 CCTV와의 회견에서 “아시아와 세계 경제에서 위앤화가 갖는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앤화거래를 완전자유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시장에 의해 작동하는 환율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거론했다. 이날 발언은 특히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한 직후 나온것이라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중국 방문기간중 중국이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워싱턴의 입장을 재차 전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압력 등 외부적인 요인 외에 환차익을 노리며 중국 내로 꾸준히 유 입되는 핫머니 역시 중국 금융당국으로 하여금 더 이상 페그제를 고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핫머니 유입으로 중국내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중국 정부의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과잉성장과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위앤화가 시장에 풀려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기업들이 벌어들인 외환을 자체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한도를 확대하는 등 의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FT는 지난 1분기 84억달러의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핫머니 유입으로 365억달러나 늘어났다며 이러한 내부적인 요인도 중국의 환율제도개혁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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