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가철 극장가 ‘한여름밤’ 특수

심야극장 가족·연인 인파로 일부프로 매진사태<br>영화관들 값 할인에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유인<br>야회 자동차극장도 인기… 새 문화트렌드 정착

최근 무더위를 피해 한 밤중 '심야극장'을 찾는 영화팬들이 많아지면서 심야의 영화감상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무더위로 밤잠을 설치는 영화 팬들이 밤 늦게까지 심야 상영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에서부터 심야 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층까지 심야에 영화관을 찾는 경우가 많아 극장들이 한여름 밤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대부분의 멀티스크린 극장들은 아예 대용량의 냉방장치를 갖추고 심야관객 유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를 탄 채로 진입할 수 있는 야외 자동차 극장들 역시 호젓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데이트족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의 주요 영화관들이 여름방학과 휴가철에 맞춰 일제히 심야 할인제를 도입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면서 더욱 확산돼 나가고 있다. ◇‘심야극장 피서객’이 넘친다 = 지난 주말 경기도 분당의 오리CGV 극장은 밤 10시 이후 극장을 찾는 영화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8개 스크린을 갖춘 이 영화관은 몰려드는 영화 팬들로 일부 영화의 표가 매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가장 늦게 시작되는 밤 2시 프로그램도 좌석이 거의 메워졌다. 새벽 4시가 넘어야 끝나는 영화인데도 집에서 더위에 고생하느니 극장에서 무더위를 피하는 게 더 즐겁다는 표정이다. 밤늦게 영화 팬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는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 또 여름방학과 함께 주5일제가 시작되면서 이튿날 출근이나 등교 걱정이 없어진 것도 밤늦게 극장을 찾게 하는 요인이다. 한 영화 팬은 “휴가전후 하루이틀 시간을 내 극장을 찾는다”며 “영화를 보면서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쐬며 더위를 잊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가격 할인에 다양한 이벤트 ‘풍성’ = 극장들도 한밤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 달 들어 일제히 심야할인과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국내 최대 극장체인 CGV(www.cgv.co.kr)는 이 달부터 8월까지 전국 21개 극장에 ‘야한(夜寒) 요금제’를 적용, 매주 금요일 밤 12시 이후 극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2편의 영화를 1만원에 즐기게 하고 있다. 또 밤 11시 이후 심야영화를 3회 이상 본 ‘올빼미형’ 관객 2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호텔 숙박권과 저녁 뷔페권 등을 증정한다. 메가박스(www.megabox.co.kr)는 이 달부터 하루 중 아무 때나 영화를 볼 수 있는 ‘24시간 상영제’를 실시하는 동시에 심야영화의 가격을 차별화하여 운영한다. 서울 코엑스점에서는 1만원에 2편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하는 한편, 부산 서면, 해운대, 대구 등 지방 영화관에선 한편 당 4,000~5,000원으로 입장료를 인하했다. 롯데시네마(www.lottecinema.co.kr)도 금요일 밤 11시 이후 영화를 보는 관람객들에게 일산과 구미관을 제외하고 부산, 안양, 울산 등 전국 10개 영화관에서 영화 2편을 1만원에 제공한다. ◇야외 상영 ‘자동차 극장’도 인기 = 아예 야외에 나가 영화를 보는 것도 젊은 자동차 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살곶이, 잠실, 칼마21, 씨네드림 등 서울의 자동차 극장은 물론 지방의 주요 자동차 극장들도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영화를 보러 온 차량들로 빽빽하다. 보통 오후 8시부터 10시, 12시 등 3차례 상영하는 자동차극장은 이전과 달리 최근 개봉작들을 위주로 편성해 ‘밤을 잊은’ 심야 데이트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요금은 차량 1대당 1만5,000~2만원선. 또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한밤 영화 감상회’도 있다. 서울시는 27~30일 서울영상위원회(www.seoulfc.or.kr)와 공동으로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매일 저녁 8시 ‘아홉 살 인생’, ‘동해물과 백두산이’, ‘…ing’, ‘마리이야기’등 4편의 영화를 무료 상영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심야극장 관객수가 매주 40%씩 증가, 좌석 점유율이 90%대에 이르고 있다”며 “이제 한여름 심야 영화를 보는 일은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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