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유가가 크게 내렸는데, 기름값은 요지부동입니다. 왜일까요? 세금이 문제라는 군요. 양한나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제유가가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은 왜 여전하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9월 셋째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 평균은 리터(ℓ)당 1,512.3원으로 여전히 1,500원대를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휘발유 가격 평균은 2월 1,439.1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3월 1,507.7원을 기록한 뒤 반년여간 1,500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반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 5월 7일 배럴당 65달러까지 치솟은 후로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45달러 내외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6월 이후 유가는 30% 이상 하락했지만 주유소 기름값은 고작 5% 내외로 떨어진 셈입니다.
이처럼 유가 하락 폭에 비해 휘발유 가격의 인하 폭이 턱없이 낮은 이유는 뭘까요.
소비자들이 유가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각종 유류세 때문입니다. 현재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합니다. 리터당 1,500원중 900원이 세금인 것입니다.
국제유가가 120달러가 넘던 2012년 4월 당시 세금은 47.2%였지만 100달러였던 지난해 8월에는 51.4%로 상승했고 60달러로 급락한 12월에는 55.8%까지 올랐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8월에는 무려 61%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휘발유 1L당 원규관세와 수입부과금,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등 6가지 세금이 900원 넘게 붙습니다. 특히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세가 정액분으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부과되는 세금은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정유업계가 유가가 오를 때는 바로 기름값을 올리고, 유가가 하락해도 천천히 찔끔 기름값을 내리는 것도 기름값이 빨리 내리지 않는 이유 중 한 가지입니다.
그러나 60%를 넘는 세금 비중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름을 넣는 게 아니라 세금을 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도한 현행 유류세율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서울경제TV 양한나입니다.
[영상편집 박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