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의 전반적인 투자상황을 나타내는 투자종합지수는 2013년 하반기에 108.8을 기록해 2008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117.2보다 낮아 투자위축이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투자여건이 문제였다. 투자여건지수는 68.2로 지난 상반기의 67.1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다른 지수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크게 저조했다. 기업들은 실제 현재 투자여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앞으로 투자여건이 개선될지 역시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투자여건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인 '현재 투자여건에 만족하느냐'는 문항에 응답기업의 79.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다. '향후 투자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7.9%가 '그렇다', 52.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투자실적을 나타내는 투자추세지수도 71.3으로 기업투자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올 상반기 투자가 지난해보다 늘지 않았던 데다 하반기에도 대부분 투자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상반기에 진행하고 있는 투자가 지난해 상반기 투자보다 늘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61.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올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투자규모를 늘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7.1%를 차지했다.
다행인 점은 투자심리는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심리지수는 164.3으로 2012년 상반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87.7%가 '현재 투자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답했으며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업도 66.3%였다.
아울러 투자 대비 성과를 나타내는 투자성과지수도 139.5로 상반기의 127.5보다 개선돼 어려운 여건에서도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종합지수에서 자동차 업계가 154.0으로 가장 높았으며 물류 업계가 52.5로 가장 낮았다. 특히 투자심리지수의 경우 업황이 어려운 조선이 자동차 업계와 함께 200점 만점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금융업계는 기업가정신지수가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200점 만점을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2013년 하반기를 종합해보면 기업들의 투자심리와 투자 대비 성과는 상반기보다 개선됐으나 기업가정신이 크게 약화됐고 투자여건 개선이 미흡한 것이 특징"이라며 "결론적으로 하반기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확대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