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27일] 폭염을 이기는 날씨 마케팅

올 여름 무더위가 극성이다. 이번주는 비가 내려 연일 30도를 넘어서는 불볕더위가 잠시 누그러졌지만 다음주부터 다시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무더위는 오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건강관리에 더욱 유의하고 슬기롭게 더위를 이겨내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폭염으로 고통 받고 있지만 무더위와 늦더위가 너무나 반가운 사람들도 있다. 바로 맥주와 에어컨ㆍ빙과류 등 폭염 특수를 누리는 업체들이다. 맥주회사와 유통업체에 따르면 올 여름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빙과류 역시 20% 이상 판매가 늘었고 지난 5~6월 이상저온 현상으로 판매가 부진했던 에어컨은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날씨가 에어컨 판매업자들을 울고 웃게 한 셈이다.


날씨가 경제와 직결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약 50%가 날씨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상관관계에 있는 농수산업과 같은 1차 산업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자ㆍ건설ㆍ의류ㆍ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염 특수를 누리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겨울과 한파를 기다리는 업종도 있다. 장마와 황사 같은 특이 기상에도 업종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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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짐에 따라 최근 날씨 정보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날씨와 관련된 이벤트를 개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거나 날씨 정보를 활용해 판매량을 조절하고 손실에 대비하는 것이다. 날씨를 활용하는 이른바 '날씨 마케팅'은 서구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활성화돼왔다.

'날씨 마케팅'은 기업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 자영업자에게도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가령 어느 레스토랑에서는 날씨의 변화에 따라 종업원의 복장과 서비스를 달리해 큰 매출을 올렸다. 비가 오는 날에는 종업원들이 우비를 입고 식사 전에 전이나 부침개를 내놓았으며 겨울에는 스키 복을 입고 군밤을 서비스로 제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젠 날씨가 무덥다고, 또는 비가 온다고 해서 '우린 망했어'라고 하면서 주저앉을 것이 아니다. '이런 날에는 그 집에 가야겠어'라는 생각을 고객에게 심어줘야 한다. 날씨 하면 그냥 자연재해가 떠오르고 먹고사는 데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왔다면 지금부터라도 놀라운 수익을 내줄 수 있는 '날씨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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