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한국 증시가 일본 증시에 한층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조홍래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27일 “최근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서 아시아 경제는 앞으로 일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본과 유사한 산업구조 및 증시 내 업종 편재를 갖고 있는 한국 증시는 일본 동조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한동안 일본 증시에 동조화됐었다. 과거 고도성장 과정에서 일본의 경험을 모방해 산업구조가 일본과 비슷한 형태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자금이 유입되고 정보기술(IT)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 또 2002년 이후부터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과 비슷한 패턴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증시는 일본 증시의 장기 흐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며 “일본이 최근 강력한 경제회복과 함께 아시아 경제의 주도력을 회복하고 있어 아시아 지역의 각 증시가 일본에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경기는 강한 부활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제조업 및 비제조업 단칸지수는 각각 21, 1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해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단칸지수는 일본기업 경영자들의 경기체감지수로 매출, 실적, 투자 등의 전망을 수치화해 0을 기준으로 플러스(+)이면 낙관적, 마이너스(-)이면 비관적인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또 지난 26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1만6,107.67엔으로 장을 마치며 5년 만에 1만6,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나루세 다케시 다이와 종합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일본 경기는 확장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기업의 설비 투자도 내년에 꾸준히 늘 것으로 보여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전무는 내년 우리 증시에서 전개될 강력한 주가 재평가 과정에서 업종별, 대표종목별 상대 밸류에이션 역시 일본과 동조화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은행과 IT업종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소비재와 보험 등도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통신과 유틸리티의 경우 졍책관련 변수가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전무는 이어 내년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9.8배에서 12배까지 상승하고 코스피지수는 1,550~1,600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