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李대통령-여야대표 회동 연기

靑 "제1 야당뺀만남 의미없다"… 재추진 발표불구 연내성사 불투명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 오찬 회동에 불참하기로 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들과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불참 방침에 따라 회동 자체를 연기하기로 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3당 대표들이 참석해 회동하기로 했는데 두 당 대표만이 모이게 돼서 연기하기로 했다"며 오찬회동 연기 사실을 전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제1야당 대표를 뺀 회동의 모양새가 좋지 않고 현재와 같은 국난적 상황에서 누구를 빼고 회동하는 것도 국민적 명분에 맞지 않아 회동을 연기했다"며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도록 날짜를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 대표 회동 연기는 정 대표가 이미 지난주 말 "정부 여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후에 나온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여야 대표 오찬회동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여권지도부의 판단이 청와대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집행을 위해 예산안의 조기통과와 민생개혁법안의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를 빼고 회동할 경우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여권의 인식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불참 방침이 정해진 가운데 회동 당일, 그것도 2시간 전에 회동 무산 사실을 밝힌 것은 여권 내 의사결정 과정의 미숙함을 드러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청와대 측은 여야 대표 회동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예산안과 법안처리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측의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ㆍ상임고문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이 대통령이 예산안과 국민감시 입법, 국민 편가르기 입법 등을 밀어붙이겠다고 선전포고한 만큼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단순한 '밥자리'를 위한 회동을 부적절하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연내 여야 대표회동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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