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LA소방국 2인자 자리 오른 한인 입양아 "힘 키우고 친화력 발휘한 것이 생존비결"

세살 때 미 입양 맥 부국장 방한<br>100만 한인 위해 시의원 되고파

"50여년 전 미국에 입양된 꼬마가 터득한 생존 방식은 스스로 힘과 친화력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9일 한국을 다시 찾은 에밀 윌리엄 맥(55)은 세 살 때 미국 흑인가정에 입양돼 백인 콧대가 세기로 유명한 LA소방국의 부국장 자리에 오르까지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의 한국 이름은 윤영도. 52년 전 서울의 한 고아원에서 입양돼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흑인과 백인 틈바구니에서 감내하기 쉽지 않은 괴롭힘을 당하며 컸다.

맥 부국장은 "스스로 힘을 기르며 따돌림도 구박도 받지 않는 지혜를 터득했다"며 "한국인 특유의 친화력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UCLA를 장학생으로 졸업한 후 경찰보다 입사가 어렵다는 LA소방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 36년 만인 지난 2003년 LA소방국 부국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맥 부국장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인 부인인 제니와의 사이에 24세 아들도 있고 한국 여자아이를 입양하려고 2011년에도 한국을 찾은 바 있다.

관련기사



맥 부국장은 그때 한 가족이 된 딸 미야를 위해 상속권 확인 등 법적 절차에서 한국어 교육, 한국음식 생일파티까지 손수 챙기는 '딸 바보' 아빠다.

맥 부국장은 10일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과 만나 재난정보 시스템 공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후에는 서울소방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긴급대응팀(CERT)에 대해 강연한 후 훈련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11일 중앙소방학교에서의 소방기술경연대회를 참관하고 13일 영등포수난구조대와 종합방재센터도 방문한다.

맥 부국장은 LA시의원을 꿈꾼다. 1992년 4월 LA 한인 거주지역에서 흑인폭동이 일어난 게 한인 커뮤니티, 흑인 커뮤니티, 라틴계 커뮤니티 간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화합만이 갈등을 치유하는 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자 시의원이 되려는 이유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시의원에 출마했다가 선거전략 실패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100만 한국인이 사는 LA에 '대표 대변인'이 없는 게 아쉽다"며 "친어머니를 찾고 나면 언젠가 시의원의 꿈도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