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 기업인 CBRE에 따르면 중국 투자가들은 올 3ㆍ4분기까지 뉴욕, 런던, 샌프란시스코 등의 해외 부동산 구입에 77억 달러를 퍼부었다. 지난해 전체 투자 금액을 웃돌고 2011년 같은 기간의 3배에 달한다. 마크 지우프라다 CBRE 이사는 "중국 투자가들이 중국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성과 투명성, 유동성을 갖춘 선진국 부동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뉴욕 맨해튼이 인기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포선인터내셔널이 맨해튼 금융지구의 상징인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7억2,500만 달러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또 지난 14일 중국 국영 부동산개발회사인 뤼디 그룹은 총 5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뉴욕 브루클린 애틀랜틱 지구 재개발 사업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지난 5월에는 소호차이나의 장신 총재가 맨해튼의 GM빌딩 지분 20%를 6억8,0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과거 일본, 두바이 등의 사례를 볼 경우 중국이 미국의 유명 빌딩을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것은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렸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거품 붕괴 등 유사시를 대비해 중국 부호들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두바이의 국영투자회사는 2008년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리며 자국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다임러크라이슬러 지분 2%와 뉴욕 랜드마크 중 하나인 헴슬리 빌딩을 사들였다. 하지만 18개월 뒤 거품이 꺼지면서 두바이는 국가 부도를 피하기 위해 아부다비로부터 1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일본이 1980년대 버블 경제 당시 미국의 상징인 록펠러 센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을 인수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것도 '맨해튼 마천루의 저주'의 전형적인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