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말아끼는 청와대 "합당 좀더 지켜 보겠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전격 합당에 대해 청와대는 12일 극히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곳곳에서 불편한 심경이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몇 차례에 걸쳐 합당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한 바 있다. 선거를 앞두고 범여권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몽니’를 부릴 수는 없지만 ‘이건 아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신당과 민주당 간 합당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은 자리에서 “지난주 말부터 상황이 급하게 진행된 것 같다”며 “저희로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계속된 질문 공세에도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천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몇 마디를 꺼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이 열린우리당을 정신적으로 계승했는데 민주당도 같은 맥락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합당 결정이) 절차를 충분히 거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정동영 신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밝힌 ‘소극적 지지’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도 “명료하게 말하기 어렵다”며 “정 후보와의 관계에 있어 ‘전제’라고 한 것에 대해 아직 판단할 만한 답을 받은 상황이 아니다. 통합 방향도 좀더 두고봐야 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의 법통을 계승한 정당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어떤 정강인지, 어떤 절차인지, 정당 구조는 어떻게 될 것인지, 당원은 어떻게 구성될지 나온 게 없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유보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신당과 민주당과의 합당이 지역주의로 회귀하는 것은 물론 대선을 앞둔 원칙 없는 합당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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