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용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세도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가계의 부채규모와 1가구당 빚은 3,000만원에 근접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03년중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잔액은 447조5,675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9%(8조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신용은
▲지난 99년말 214조원에서
▲2000년말 266조8,989억원
▲2001년말 341조6,732억원
▲2002년말 439조1,000억원 등으로 3년간 20%대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었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조치와 소비위축 등으로 가계채무의 증가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어 금리가 상승하거나 소득이 줄면 가계의 재무상태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신용을 전체 가구수로 나눈 가구당 채무는 지난해 2,926만원으로 2002년말 2,915만원보다 11만원 늘었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말 252조7,569억원으로 31조7,404억원(14.3%)증가했고 신협ㆍ새마을금고 등 신용협동기구는 45조7,270억원에서 58조9,294억원으로 13조2,024억원(28.9%)늘었다. 반면 부실급증으로 위기를 맞았던 신용카드회사와 할부사의 가계대출은 각각 35.0%, 33.1% 감소했고 판매신용(외상구매)잔액도 47조9,405억원에서 26조6,292억원으로 44.5%나 줄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