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G7회담과 유연한 환율조정

지난해 9월 두바이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국제시장에 유연한 환율을 촉구함으로써 외환시장을 혼란한 상황으로 치닫게 했다. 달러는 당연히 하락했다. 이번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G7회담에서 재무장관들은 두바이 회담 때와 같은 외환시장 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현재 외환시장은 불균형 상태이고, 따라서 분명하고도 즉각적인 조정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재무장관들은 이 같은 불균형 조정 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이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들이 말한 내용이 아니라 어떻게 그 내용을 실천할 것인가 여부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5%인 미국의 경상적자는 장기적으로 지탱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경상적자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나타나거나 적어도 상당한 폭의 달러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재의 달러 하락 속도는 이 같은 미국의 경상적자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문제는 달러의 추가 하락 여부가 아니라 달러가 얼마나 많이, 또 어느 통화에 대해 평가절하되느냐 하는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부시 행정부가 공격적인 세금감면 정책을 폐기하고 통화긴축 정책으로 전환함으로써 예산적자를 줄여야 한다. 유럽은 경제개혁을 가속화하는 반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 또 달러에 대해 막대한 경상흑자를 보이고 있는 중국 같은 나라들은 자국 통화를 평가절상하거나 달러뿐 아니라 유로화와 엔화를 포함시키는 국제통화 바스켓에 연동시켜야 한다. 이 같은 조치가 금명간, 아니 중기적으로 나타나기 힘들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차선책으로 외환시장 불균형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한 유럽과 일본의 경기회복 불씨가 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급격한 달러 하락에도 준비를 해야 한다. 외환시장은 통상적으로 한쪽으로 지나치게 급변하거나 환율시장 조정도 급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번 G7회담에서 각국은 완만한 달러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현재의 외환시장이 세계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언제든 외환시장이 급격하게 출렁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 은행장들은 경계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파이낸셜타임스 2월5일자)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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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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