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마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인기 마필들이 이번 주말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서울경마공원에서 17일 제10경주로 열리는 제25회 그랑프리 대상경주(GIㆍ핸디캡)는 올해 마지막 대상경주이자 총상금 3억 원이 걸린 대형 레이스. 성별과 마령, 산지를 가리지 않고 팬투표에 의해 선정된 인기마필 14두가 과천벌 경주의 최장거리인 2,300m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기수들 또한 박태종 김효섭 전창기 임대규 우창구 등 한국 경마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이번 그랑프리는 워낙 쟁쟁한 말들이 나서는 만큼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지만, 일단은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마이자 연도 대표마인 '섭서디', 2004년 그랑프리 우승마인 '밸류플레이', 올해 떠오르는 강자로 자리매김한 '밸리브리'가 3강 구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타나미킹', 국산마의 자존심 '명문가문'이 가세해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섭서디'(미ㆍ거ㆍ6세)는 역대 세번째 그랑프리 2연패를 차지하겠다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뛰어난 선입능력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강공을 펼치겠다는 작전이다. 통산 16전 12승, 2착 1회로 승률 75.0%, 복승률 81.3%를 기록 중이다.
'밸류플레이'(미ㆍ거ㆍ7세)는 이번 그랑프리가 '섭서디'에 대한 설욕 무대이기도 하다. 2004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섭서디'에게 우승을 내주고 올해 다시 만났다. 지구력과 순발력을 고루 갖춰 어떤 편성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이나 7세의 나이를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통산 13전 8승으로 승률과 복승률 모두 61.5%를 기록 중이다.
이번 경주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가장 관심이 가는 말은 단연 '밸리브리(미ㆍ거ㆍ4세)다. 데뷔 후 4연승을 내달리며 서울경마공원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밸리브리'는 '섭서디', '밸류플레이'의 아성을 넘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선행, 선입, 추입에 모두 능한 서울경마공원의 대표적 자유마라는 점이 이번 대회 전망을 밝게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다는 게 단점이다. 통산 8전 6승, 2착 1회로 승률 75.0%, 복승률 87.5%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국산마의 자존심 격인 '명문가문'(한ㆍ거ㆍ5세)도 관심의 대상이다. 1군 승군 후 네 차례 경주에서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성적에 기복이 없고 순발력이 좋아 손색없는 복병마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