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11테러 1년, 세계경제는] 2. 美경제 파장

산업전반 타격 월가 '신음'지난해 9월. 뉴욕 월드 트레이드센터를 강타한 전대미문의 테러사건으로 미 경제는 즉각 공황 상태에 빠졌다. 테러후 휴장됐던 증시는 재개장 첫 주동안 5일 연속 급락, 시가 총액 1조4,000억 달러가 날아가버렸다. 주간 다우지수 하락률 14.3%. 프랑스가 2차 대전에서 독일에 함락된 1940년 이후 사상 최악이었다.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으며 실업률도 급증했다. 항공, 보험을 비롯한 많은 산업들은 테러의 직격탄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그 후 1년. 테러의 잔해는 모두 사라졌지만 미국 경제는 그 영향권내에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9월 최저치와 비슷한 지수 8,000대 후반. 196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업률은 1989년 이후 사상 두번째를 기록할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전적으로 9.11테러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테러가 발생할 당시 미국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었으며 주식시장의 침체역시 미 기업들의 회계 부정 스캔들의 탓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 많은 전문가들은 9.11테러로 인해 미국 경제가 겪게 된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 미 재정 적자 확대 9.11 테러로 인해 파괴된 정부와 민간 자산은 160억 달러. 미 정부는 테러 복구비용으로 9.11직후 비상 예산 40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또 항공 산업 지원 및 대출 보증에 150억 달러를 책정했다. 대테러전 수행을 위해 국방비도 증액했다. 반면 실업률 상승으로 세원이 크게 줄어든 데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를 실시, 들어오는 돈은 크게 감소했다. ‘지출’은 많고 ‘수입’이 적다 보니 재정위기는 당연한 결과. 1,57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재정적자는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함께 미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보험 등 산업 전반에 타격 테러 이후 보안ㆍ방위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침체를 겪었지만 그 중에서도 항공산업은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항공 이용객 급감으로 올 들어 2개의 중소 항공사가 파산 했으며 메이저 급의 US에어웨이도 파산신청을 낸 상태. 심지어 미국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역시 ‘추락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보험 산업 또한 테러 공격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피해액은 402억 달러 수준. 92년 허리케인 앤드루로 입은 피해액의 3배에 달한다. 이에 따른 여파로 9.11테러 이후 기업들이 지불해야 하는 보험비용이 크게 증가, 그 피해가 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대 테러전 9.11테러가 미국경제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내놓기는 어렵다. 미국의 한 민간연구소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테러로 인해 2006년 미국의 보안ㆍ국방비는 미 GDP의 0.5%가량인 620억 달러가 증가할 전망. 만약 ‘반테러전’의 일환으로 대 이라크전쟁이 발발할 경우까지를 생각한다면 규모는 가히 천문학적 액수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16일자)에서 이라크전이 발발하게 될 경우 전쟁 비용은 500억 달러 이상이 소요, 미국의 국방비가 15%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 유발, 기업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지는 등 미 경제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유가 폭등 등으로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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