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 영화> 킹 메이커(The Ides of March)


권력·정치의 속성을 들춰내다


‘감독’ 조지 클루니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컨페션’‘굿나잇 앤 굿럭’‘레더 헤즈’로 뛰어난 연출력을 보였던 그가 ‘킹 메이커’로 돌아왔다. 그가 이번에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프라이머리)을 통해 정치의 이면을 들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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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외모, 안정적인 가정. 모든 게 완벽한 주지사 모리스(조지 클루니)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다. 그의 곁에는 영민한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이 있다. 스티븐은 베테랑 선거 캠페인 전략가 폴(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을 상사로 모시며 과감한 선거 전략을 펼친다. 덕분에 모리스는 경쟁자 풀먼 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경선에서 승기를 잡는다. 한창 능력 있는‘킹 메이커’로 승승장구 하던 어느 날 스티븐은 선거캠프의 여자 인턴 몰리(에번 레이철 우드)의 유혹에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그날 밤 몰리에게 모리스의 전화가 걸려온다. 스티븐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한다. 한편 스티븐은 상대 후보 풀먼 캠프의 홍보 담당자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만난 스티븐, 이 때부터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뭔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타임지 베테랑 정치부 여기자 아이다의 취재망도 서서히 좁혀온다. 모리스 진영의 선거팀장 폴은 이 사실을 알고 스티븐을 해고한다. 정치로 세상을 바꾸려던 킹 메이커 스티븐,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 스티븐은 재기를 위한 술수를 꾸미게 된다.

‘킹 메이커’의 원제는 ‘The Ides of March’다. 있는 그대로 풀이하면 3월 15일 혹은 3월 중순의 뜻으로 이날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믿고 의지했던 브루투스 일행에 의해 암살된 날이다.‘의리’따위는 사치인 정치판의 속성을 가장 잘 나타낸 말이 될 것이다. ‘킹 메이커’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각자의 이해 관계에 따라 철저하게 움직인다. 서로 품은 생각이 다르고 목적의식이 다르다. 오로지 각자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달려간다. 가는 길에 만난 장애물은 과감히 없애 버린다. 권력을 향해 나아가는 데는 정도가 없다 했던가. 처절하게 펼쳐지는 두뇌싸움을 지켜보며 씁쓸하지만 어느덧 정치와 권력이 가진 속성을 인정하게 된다.

이렇듯 영화‘킹 메이커’는 훗날 좋은 자리(?)를 약속하며 표를 포섭하는 행위, 네거티브(비방) 선거전, 기사와 정보(Source)를 거래하는 취재진의 모습 등 정치와 권력의 추악한 이면을 비교적 촘촘하게 담아낸다. 다만 다소 느슨하고 지루하게 전개되는 극의 초반부가 옥의 티. 아울러 정치와 권력을 그린 여타 영화들과의 차별화와 비틀어보기 없이 전형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데 그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1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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