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카드 업계의 '리콜 소동'

지난 1일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사상 유례 없는 서비스 리콜 소동이 벌어졌다. 초상류층(VVIP) 회원을 대상으로 발급됐던 비자 인피니트카드가 당초 약속했던 골프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게 되자 서비스 리콜을 전면 선언하게 된 것이다. 비자카드코리아는 회원사인 현대ㆍ신한ㆍ비씨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수도권 주요 골프장 주중 무료이용, 그린피 면제 등 골프 관련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연회비만 50만~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였지만 관련 혜택이 많아 짧은 기간에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회사 측에서는 “최근 성수기를 맞아 골프 부킹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를 감당해내지 못했다”며 리콜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미 카드를 발급받은 회원들에게는 연회비를 환불해주는 등 이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나름대로의 대응책도 내놓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잘못을 먼저 시인하고 리콜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회사 측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당초 약속 받았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회원사인 카드사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사 카드 회원들을 대상으로 발급됐기 때문에 고객들의 쏟아지는 비난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셈이 됐다”며 “잃어버린 신뢰를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코리아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한국시장에서는 수요 예측을 제대로 못한 채 성급하게 서비스를 시작, 고객들에게 불편을 입혔다는 얘기다. 최근 카드사들의 경영이 호전되며 카드 신상품 발급은 물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서비스 리콜 소동 역시 카드사들의 서비스 과열 경쟁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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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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