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업체는 물론 필립스·마쓰시타 등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디지털 TV 시장을 잡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21세기 최대 시장으로 등장할 디지털TV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21세기 세계 전자업계의 구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 경쟁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현지 인수업체인 제니스를 통해 디지털TV 시장 개척에 나섰다. 특히 제니스 인수를 통해 디지털TV 핵심 기술을 갖게 된 LG전자는 미국과 영국시장을 겨냥해 각각의 표준에 맞는 모델을 선보이는 한편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TV안에 디지털방송을 수신하는 수신기를 내장한 「IDTV」를 이달초에 영국시장에 내놓았으며, 내년 5~6월에는 64인치 초대형 디지털프로젝션TV를 미국시장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또 디지털TV 방송 수신을 위한 핵심칩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5개의 핵심칩을 한개로 통합하는데 성공했다. 이 칩으로 일반TV 또는 PC를 통해서도 디지털TV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디지털TV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미국 해리스사에 수출했다. 수출되는 제품은 8,000달러에 육박하는 고가로 약 200대를 공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또 수원과 멕시코공장에 55인치 디지털TV 양산 체제를 갖춘데 이어 미국 현지법인인 SEA를 통해 대리점이나 전문유통상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500대 정도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는 특히 기술개발 및 특허획득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천기술과 특허를 확보해야만 기술료를 지불하지 않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불모지인 방송 장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TV는 산업계 자율경쟁에 맡기되 송신시스템 등 중요 방송장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학계·방송사·업계가 공동 개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외국업체로는 필립스·마쓰시타·미쓰비시가 디지털TV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별도 셋톱박스를 연결해 사용하는 56인치 제품과 32~36인치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