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한국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충남이 내건 슬로건은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이다. 그렇다고 온화함과 여유로움이 배어있는 충청인 특유의 중용지도(中庸之道)를 간과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양반의 갓을 쓰고 지나치게 원만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급변하는 시대의 물살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은 ‘강한 충격’에 맞서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조금만 더 힘을 실어달라고 언론에 간곡하게 요청한 바도 있지만 태안 사태수습과 그 후유증을 생각하면 걱정과 고심이 여간 심한 것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은 태안 주민은 물론 인접 해안지역 주민의 정신적ㆍ신체적 후유증은 필설로 정리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충남도에서는 태안 복구 프로젝트로 발 빠르게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온 국민의 관심과 사랑만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참여와 공유가 요구된다. 기름제거를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공유하려는 국민적 관심과 행동을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은 고대한다. 생계안정과 방제, 환경 보전, 피해 보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눈물을 흘리고 있을 태안 주민을 생각하면 슬퍼할 겨를도 없다. 자원봉사자들은 해안을 끼고 돌면서 돌 하나하나 모래 한 움큼까지에도 뜨거운 손길로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대역사를 일구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처럼 자발적으로 단결력이 표출된 적이 있었던가. 그저 고마움과 송구함에 머리가 숙여지고 가슴이 미어진다. 각종 어려움과 고통이 수반되지만 여기에서 멈출 수 없다. 이미 발표한 태안 극복 프로젝트를 손질해 국내적 차원이 아닌 국제적인 관점과 수준에서 다뤄지도록 할 것이다. 인류와 환경오염, 그리고 위험과 위기극복의 파천황(破天荒)적인 사례로 남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크게(泰) 편안(安)한 곳, 태안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태평하고 안락한 곳이다. 왜 하필이면 태안으로 검은 재앙이 닥쳐왔는가. 국태민안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경종으로 인지하고 싶다. ‘한국의 중심’은 안 흔들린다. 아니 흔들려서도 안된다. 태안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즉, 국태민안도 똑같은 처지에 놓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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