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1일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로 허구"라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어느 나라 경제도 원 사이드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는 나라는 없다"면서 "비판자들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개념은 틀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저출산.사회안전망 강화 예산이 부족한데, 증세 검토하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연말까지 중장기 세제개혁방안을 만들고 있는데 기존 감면제도를 축소하고 필요하면 세출구조조정을 하는 방안 등을 종합검토하고 있다. 어떤 분야, 어떤 형태로 재원을 만들지 단정하기는 힘들다.
저출산 대책 발표 시한은.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처리되기 어렵다. 몇 가지 검토해서 11월말까지 결정할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내겠다.
저출산 대책과 관련 부처별로 불필요한 사업을 검증해볼 필요는.
▲지난 3개월 간 여러 번 장관들이 모여 총리와 함께 각 부처에서 추진하려는하나하나 프로젝트에 대해 검토했다. 단가까지 정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업프로젝트의 타당성이나 필요성은 인정돼 있다. 상황이 변하니까 프로젝트가 다른 프로젝트로 대체될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 프로젝트는 해야겠다는 공감대는 서있는 것이다. 예산 계정 단계에서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이달 중 10억 달러 규모로 발행하는 유로화 등 외평채 자금 용도는.
▲별로 쓸데는 없다. 외평채를 발행하면 우리나라 대외신인도의 인디케이터가될 수 있고 경제 대외 IR도 가능하며 국제 금융계가 우리나라에 관심도 가질 수 있다.
외평채 발행이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기준금리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 국가가 장기 펀딩을 해줌으로써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준을 형성하게 된다.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데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차원인가.
▲그렇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유로가 중요한 통화이니까 그런 시장도 좀노크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하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유로화 이외 다른 통화로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 있나.
▲일단 두개 통화로 해보고 전체적인 무역이나 보유 국제통화 구조를 봐서 해야겠지만 현재는 계획이 없다.
김근태 복지부장관이 정부의 재벌 정책이 IMF이후 주주중심으로 흘렀고 재벌에 대해 비판적이었는데 이보다는 유럽식으로 재벌을 인정하고 재벌과 노조의 대타협을 통한 공존시스템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부내 국무위원들끼리 컨센서스나 검토가 있나.
▲개별 케이스가 제기될 때 장관이 개별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 외국법인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환영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다만, 외국법인이잘못 했을 때 의견이나 감정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분명히 개방경제, 선진통상 국가를 지향한다.
여당에서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라는 어젠다를 꺼냈다. 신자유주의에 반대되는개념인 것 같은데 정부 내에서 논의는 없나.
▲논의할 필요성도 없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로 허구다. 비판자들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컨셉이 틀렸다. 세계 어느 나라 경제도 원 사이드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하는 나라는 없다. 신자유주의라고 공격하는 내용은 워싱턴 컨센서스라는남미국가에 대한 정책권고다. 그런 쪽에서 보면 신자유주의적으로 가는 미국이 의료보험이 없나, 국민연금이 없나, 정도의 차이만 있는 것이다.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는 이헌재 전 부총리의 따뜻한 시장경제와 맥을 함께 하는것이다. 시장경제, 개방경제를 하려면 사회안전망이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하는 것은 이런 것이라고 레떼르를 붙일 생각이 없다. 학자들이 나중에 성향이 이렇다고 판단할 문제다. 정부가 이렇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IMF이후 정부정책이 주주중심주의와 재벌의 순환출자 규제 등이 저투자와 저성장을 불러왔다는 건데.
▲순환출자 규제가 신자유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틀렸다. 그것을 예를 들어 순환출자를 불가능하게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펴겠다. 그럼 그게 사회통합적 정책이냐.
우리 나라 제도가 주주중심 제도냐도 분명하지 않다. 우리가 민간에 대해 규제하고정부의 역할을 강제하는 것은 오로지 법에 의해 가능하다 어느 기업이 주주중심으로운영을 한다면 정부의 규제범위 내에서 기업 필요에 의해 한다. 정부는 최소한의 규제를 하고 기업의 경영시스템, 지배구조는 기업의 목적과 효율성에 의해 자체 판단한다.
8.31부동산대책 연내 입법 전망은.
▲관련 법은 모두 국회에 제출됐고 다음달 1일부터 상임위에 상정돼 소위 중심으로 논의될 것이다. 야당의 안도 당정의 안과 별로 다르지 않다. 공급대책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조세부담 측면에서 다소 혼동이 있었지만 잘 해소됐다. 개인적으로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반기업 정서가 있나.
▲그런 정서가 완전히 배제되기는 힘들다. 프랑스에서도 톰슨이 외국자본에 넘어갈 때 난리가 났었다. 정부는 기업이 고용을 제대로 창출하고 세금을 제대로 낼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다.
또 국적보다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고용이다. 최근 G20회의에서 만난 영란은행 총재에게 자본의 국적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영국 자동차회사가 모두 외국계로 넘어간 뒤에 고용과 자동차 생산량이 모두 늘어났다며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다. 결과가 나쁘면 심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현상을 받아들이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미국 GM의 부진 등이 통상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우리의 큰 정책 골격이 시장경제, 개방경제를 지향하면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주요한 통상 국가와 마찰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통상문제는 어떤 경우 말도 안되는 요구도 있었지만 상당 부분이 우리 국내문제 때문에 해결하지 못했다. 잘 해결되면 `윈윈'이 될 수도 있다.
이란의 한국 상품 수입 보류 조치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해야 하지만 더 큰 국가적 목적을 위해 잠정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화물연대에 대한 입장은.
▲화물연대는 2003년 두번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도적인 보완을 했다. 화물차와 택시, 버스 등의 유류 보조금으로 연간 1조9천억원이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보조금을 통해 재정을 더 악화시키는 조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대화는 하겠지만 이런 원칙은 지켜야 한다. 또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하겠다. 파업이 발생해도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대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경제에 악영향이 없도록관계 부처가 대책을 마련, 추진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경수현. 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