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값 내리면 알아서 해"

“집값 내리면 알아서 하시오!” 경기도 과천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얼마 전부터 전화와 인터넷 게시물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협박`에 시달린다고 하소연이다. 인터넷과 전화의 익명성을 이용, 일부 집주인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 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게재한 부동산중개업소를 공격하고 있는 것. 이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젊은 층에서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시세를 수시점검하고 자신이 원하는 매도 호가 보다 낮게 매물을 등록한 업소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후 그 지역 주민 인터넷 게시판, 중개업소 홈페이지 등에 자신이 `찍은`중개업소 상호와 사장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집값을 내리면 알아서 해라”, “그런 식으로 영업하면 문닫게 해주겠다” 등의 협박성 글을 올리고 있는 것. 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과천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한동안 전화협박에 시달렸다. 30대로 추정되는 남자가 3일간 전화를 걸어 “A중개업소가 매물을 너무 싸게 등록해 집값을 내리고 있다”며 언성을 높이며 윽박질렀다. 참다 못한 이 중개업소가 발신자추적장치로 전화번호를 추적하자 그는 공중전화를 이용, 다시 전화를 거는 `지능적인 수법`을 보였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 과천에서는 아파트 단지별로 한 두 중개업소들은 이 같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피해 중개업소들는 그 동안 인터넷 게시물 등을 증거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려다 당분간 대응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 협박행위에 더 시달릴 경우, 공동대응을 할 예정.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인터넷 등의 익명성에 익숙한 젊은 집주인들이 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며 “정작 실명을 대라고 하거나 추적하겠다고 대응하면 꼬리를 내린다”고 전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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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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