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은 놓쳤지만 득점왕의 기회는 남아 있다.’
20세 이하(U-20)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지소연(한양여대)이 막판 득점왕 뒤집기를 위해 투지를 불태운다. 지소연은 지난 29일 밤(이하 한국시간) 독일 보훔 레비어파워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 준결승에서 후반 19분 수비수 2명을 제치며 대회 7호골을 꽂아넣었다. 4대0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영패를 모면할 수 있었던 구원의 득점이자 환상적인 개인기로 일궈낸 눈부신 골이었다. 한국은 이날 한 수위의 독일을 맞아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5로 완패,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최초로 결승에 진출할 기회를 놓쳤다.
지소연은 결승 진출 좌절의 아쉬움을 득점왕 등극으로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득점 2위(7골)인 지소연이 득점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3-4위전에서 해트트릭 이상의 득점을 올려야 한다. 현재 득점 선두(9골)인 알렉산드라 포프가 한국전에서 페널티킥을 포함해 2골을 수확하며 지소연과의 격차를 2골차로 늘렸기 때문. 뒤집기가 쉽지 않지만 이번 대회에서 지소연이 보여준 절정의 골 감각에 비춰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소연은 지난 14일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4대0승)에서 3골을 꽂아넣으며 한국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도 2골을 쏟아부으며 4대2 승리의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크게 패해 지소연의 승부 근성을 자극한 것도 막판 뒤집기에 힘을 실어준다.
지소연은 8월 1일 오후 7시 빌레펠트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3-4위전에서 다득점을 노린다. 같은 날 오후 10시 독일-나이지리아 결승전에서 포프가 골을 추가하지 못할 경우 골든슈의 주인공은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