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제분야 김용환·김종인·이혜훈등 노장청 골고루 포진

[한국의 新人脈] <4부>차기 대선주자 인맥- 박근혜 前 한나라당 대표<br>주제별 외부 전문가그룹… 견제 우려 철저히 비밀에<br>김영섭·김석준·이상희 등 과학기술계 인맥 넓어<br>외교는 유기준·윤상현의원… 윤의원과는 트위터 '맞팔'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58)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의원회관 545호실에는 학이 산다. 그것도 1만여마리나 된다.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지지자들이 마음을 담아 보내준 종이학을 박 전 대표가 고이 보관해놓은 것이다. 그의 외부 인맥을 찾는 작업은 종이학에서 '군계일학'을 찾아내는 숨은 그림찾기와 비슷하다. 그만큼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A의원은 "외부 자문그룹 또는 조언 전문가 그룹이 노출되면 권력으로부터 견제와 탄압이 심하게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심지어 정보기관에서도 박 전 대표 인맥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체계적으로 파악해놓지 못했을 정도라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 측 "외부 전문가그룹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박 전 대표는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가 열릴 때는 국회에 나오지만 평소에는 외부에서 전문가그룹과 만나 '준비된 지도자'로서의 역량강화에 힘을 쏟는다. 은밀한 얘기를 할 때는 서울 강남 삼성동 자택 주변에 있는 I호텔 등에서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측근 의원들조차도 그의 인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이는 박 전 대표가 특정그룹에 의존하거나 힘을 실어주지 않고 폭넓게 여기저기서 조언을 듣고 움직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적ㆍ정무적 판단은 본인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50여명에 달하는 친박 의원들이 저마다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지만 경청할 부분은 귀를 기울이지만 대체로 "알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는 후문이다. 이 중 이정현 의원은 대변인격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이학재 의원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입각한 유정복 의원의 뒤를 이어 비서실장격으로 실무를 돕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B의원은 "박 전 대표가 최근 계파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의 스킨십도 늘리고 있지만 그동안 계속 경제, 복지, 남북문제, 외교, 장애인, 농촌 문제 등 주제별로 외부 전문가들과 모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12년간 모신 정호성 보좌관은 "특정 전문가를 두고 자문을 받는 게 아니라 1대1 또는 그룹별로 각 분야에 걸쳐 '열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를 복지ㆍ외교통상ㆍ과학기술과 함께 융합적ㆍ복합적으로 공부"=우선 경제 분야에서는 열과 성을 다해 지지해온 김용환 당 상임고문(전 재무부장관)을 비롯해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남덕우 전 총리, 박태준 전 총리 등의 도움을 받는다. 정치권에서는 서병수ㆍ이한구ㆍ유승민ㆍ이혜훈ㆍ박종근 의원, 허태열 정무위원장,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 등이 꼽힌다. 2007년 경선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 역할을 맡았던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도 정기국회가 끝날 무렵 새 장관이 발표되면 다시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광두 서강대 교수, 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도 조언그룹으로 분류된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경제 공부를 할 때 복지와 외교통상 쪽을 같이 본다. 경제와 통일, 문화, 산업과 과학기술의 상관관계에도 관심이 많다. 재정건전성과 조세 문제도 깊숙이 연구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만 해도 경제와 외교통상이 같이 얽히고설킨 문제라는 점에서 외국 대사들을 만날 때 경제통 의원을 호출해 같이 의견을 나눈다. 18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한 데 이어 후반기에는 기획재정위에서 경제 전반적인 공부를 하면서 경제와 복지를 한꺼번에 놓고 보는 습관이 생겼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C의원은 "경제와 복지를 같이 봐야 하고 외교통상과도 맞물리는 등 갈수록 경제가 융합화ㆍ복합화되고 있다는 인식하에 다각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박근혜노믹스'를 만들고 있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박 전 대표가 많은 관심을 쏟는 과학기술계의 인맥은 최근 '과학대통령-박정희와 리더십'을 출간한 저자들을 보면 윤곽이 드러난다. 이 책은 김영섭 서울대 공대 교수, 김기형 초대 과학기술처 장관, 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금동화 전 KIST 원장, 나도선 한국엔지니어클럽 부회장, 노석균 영남대 교수, 박원훈 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 서정만 전 국립중앙과학관장, 임기철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전상근 전 과학기술처 종합기획실장, 정근모 전 과기처 장관,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최영환 전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최외출 영남대 교수, 홍재학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소장이 집필했다.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 등은 추천사를 썼고 이상희 전 과기처 장관은 편집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과학정책 수립에 적극 참여했던 시니어급 인사들이다. 박 전 대표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의 과학정책에 관심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 분야는 황우여, 서상기(과학), 김선동 의원 등이 일정 자문역할을 하고 조전혁 의원 의견도 일부 듣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교육계 전반적인 목소리를 듣는다. 농업 분야는 유정복 장관의 조언을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ㆍ통일 부문도 폭넓은 인맥구축=남북관계와 중국ㆍ미국 등 외교ㆍ통일 부문에서도 광범위한 조언을 듣는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8ㆍ21 단독회동 이후 흘러나오고 있는 중국특사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현 정권 초에 중국특사를 다녀왔고 앞서 2002년에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중국 쪽은 구상찬ㆍ조원진 의원 등의 실무보좌를 받고 있고 대북 문제와 통일에 관해서는 한반도정책에 관여한 미국 인사들이나 주한 외국대사 등의 조언을 듣는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과 윤상현 의원도 실무 보좌그룹으로 분류된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표와 트위터 '맞팔'도 한다. 권영세 정보위원장도 잠재적인 조력자로 꼽힌다. 성우회 등 군 출신 인사들의 조언도 듣는다. 2007년 경선 캠프에서는 안기부 2차장 출신의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고문이 참여했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E의원은 "박 전 대표는 오는 2012년 공교롭게도 한국ㆍ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의 권력(북한도 포함 전망)이 교체기를 맞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에서 미국 못지 않게 중국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상대국이 도발할 경우 물론 어느 선을 넘으면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우선 감정적으로 맞대응하기보다는 평소 신뢰를 쌓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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