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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품 관광] <2> 크루즈 여행 기항지로 뜨는 한국

이방인의 로망 '낭만항구 코리아'<br>부산·인천·제주·여수·목포 등 올 방문객 두배 늘어 62만명<br>관광객 씀씀이 상대적으로 크고 접안료·서비스 등 부가가치도<br>다른 여행상품보다 훨씬 높아… 한국 관광 새 캐시카우로 부상

알래스카 인근을 지나고 있는 프린세스크루즈사의 여객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수영장까지 구비한 대형 여객선의 갑판.

호화여객선을 타고 대양을 가로지르는 낭만적인 크루즈 여행….

더 이상 외국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 선사의 크루즈 선박들이 우리나라의 항구에 줄을 이어 닻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꿈꾸는 낭만의 여행지로 각광 받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크루즈 여행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우리나라를 크루즈 여객선의 기항지 및 모항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각광 받는 크루즈 여행지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크루즈를 이용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단체여행이나 개별여행객에 비해 씀씀이가 큰데다 입ㆍ출항료, 접안료, 선박 운영 관련 서비스, 연료, 물품, 식자재 구매 등을 통한 경제효과까지 파생시킨다. 국내로 유입하는 다른 여행상품들에 비해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이유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크루즈선의 국내 기항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이번주에 떠나는 나들이는 향후 한국 관광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크루즈 여행이다.

크루즈 유치 노력에 힘입어 올해에는 총 371차례 크루즈선이 입항하고 지난해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62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우리나라를 찾은 개별여행객 한 명이 평균 7.5일간 머물면서 지출한 금액은 522달러, 단체여행객이 지출한 금액은 797.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크루즈 관광객이 하루 동안 체류하면서 지출한 평균 금액은 512달러로 개별여행객이나 단체여행객들 보다 5~7배 정도 씀씀이가 크다.

크루즈 선박 유치의 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여객선을 통한 관광객 유입은 항공편 부족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으며 배 안에서 잠을 자는 크루즈 여행의 특성상 고질적인 숙박시설 부족현상까지 동시에 해결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크루즈를 통한 인바운드 관광을 늘리기 위해 선사(船社) 유치, 한국 관광지 홍보, 올 아시아 크루즈 컨벤션(All Asia Cruise Convention) 부산 유치, 마이애미ㆍ싱가포르 크루즈박람회 참가는 물론 지난해에는 여섯 차례에 걸친 크루즈선사 팸투어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임종우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팀 대리는 "이 같은 활동에 힘입어 부산ㆍ인천ㆍ제주 등이 크루즈 선박의 기항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여수ㆍ목포ㆍ통영ㆍ포항 같은 중소 항구로까지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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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관광공사는 지역 여행사 등과 공동으로 '2013 순천정원박람회'를 연계한 신규 기항지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제주 동문시장, 인천 신포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 방문 프로그램을 새로 내놓았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크루즈 여행객들에게 향후 3년 이내 한국 재방문 의향을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3.1%가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연령대 별로는 40대 이하 젊은층에서 한국 재방문 의향이 두드러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마다 크루즈 여행을 한다는 홍콩의 주부 윙호씨는 "크루즈 기항지 중 한국이 포함된 것도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 배우ㆍ노래ㆍ드라마ㆍ옷ㆍ화장품 등은 내가 한국을 찾고 싶어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에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인구 중 크루즈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은 0.2%에 불과해 외래관광객을 받아들이는 인바운드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늘어나야 한국이 기항지에서 모항(母港)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항지는 하루만 묵고 떠나는 곳에 불과하지만 모항은 배타기 전에 하루를 묵고 배에서 내려 하루를 더 묵는 게 일반적이어서 관광객들이 뿌리고 가는 돈의 단위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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