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골프 꿈나무 발굴·육성 계속할것"

<b>한연희 골프 국가대표 감독 사퇴<br>"유소년 골프아카데미 만들고파… 2016년 올림픽 女 금메달 가능"</b>


"재능 있는 떡잎을 발굴하고 키우는 일이 감독직 못지않게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한연희(51ㆍ사진) 국가대표 골프팀 총괄감독이 이달 말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지난 2003년 6월부터 8년6개월 동안 한국 아마추어 골프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명장은 은퇴를 앞두고 "선수들 덕에 행복했다. 시원섭섭하다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인 것 같다"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한 감독은 태극마크를 반납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 골프의 '꿈나무 온실'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미뤄왔던 한국 골프 교육의 시스템화를 차근차근 이뤄갈 생각이라는 그는 남부 지방에 프로그램과 훈련 시설을 갖춘 유소년 전용 골프 아카데미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축구장 없는 축구대표팀은 말이 안 되지요. 외국에서는 우리 골프의 비결을 궁금해하지만 정작 시스템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제대로 아카데미를 운영하면 외국에 덜 나가게 되고 오히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을 찾을 거라고 봅니다." 그가 감독직을 맡는 동안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눈부시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 등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전 종목(남녀 개인ㆍ단체) 석권을 비롯해 한ㆍ일ㆍ대만 대항전인 네이버스컵에서 최근 8년간 7차례 우승, 2009년 아시아태평양선수권 48년 만의 사상 첫 우승, 2010년 세계선수권 여자부 개인ㆍ단체 우승 등을 일궈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한 감독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꼽았다. "이전까지 골프 금메달은 1986년 서울 대회 단체, 1990년 베이징 대회 여자 개인ㆍ단체 등 3개뿐이었고 그 후 16년 동안 없었지요. 대회 마지막 날 유소연이 맹활약한 여자팀은 청야니가 버틴 대만을 가볍게 제쳤고 남자팀은 김경태가 살아나면서 극적으로 우승했습니다." 당시 사상 첫 골프 전 종목 석권에 힘입어 한국은 대회 후반부 치열했던 경쟁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도하 대회 이후 골프가 대한체육회 육성종목으로 채택돼 좀 더 나은 지원을 받게 돼 보람을 느꼈다"는 그는 "하지만 그 바람에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맡으면서 말 못할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수성이 더 힘든 과제였던 것. 더구나 연간 150일에 달하는 국가대표 선수 합숙훈련 지도와 잦은 국내외 대회 출전까지 합쳐 연중 200일 이상 외박을 해야 하는 4년간의 생활이 다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2010년 또다시 전 종목 석권 위업을 재연해냈고 이어진 총괄감독 임기 1년까지 길었던 사령탑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지도력을 인정받아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다. 골프에서도 세계 정상을 꿈꾸는 중국으로부터 대표팀 감독 제안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그는 "도하 대회 이후 골프장의 협조 등으로 훈련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국제대회에 나가 보면 우리 선수들이 스윙은 흠잡을 데 없지만 쇼트게임에서 밀리는 부분이 있다. 실전 필드 훈련이 여전히 부족해 아쉽다"며 앞으로 대표팀이 더 발전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6년 올림픽에 대해서는 "아직 5년이 남았고 그동안 세계 골프계를 지켜본 결과 정상급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본다. 여자는 금메달, 남자는 메달권 안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