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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흑이 무리를 하는 것일까

제9보(123∼141)<br>○시에허 8단 ●이세돌 9단 <제8회춘란배결승3번기제1국>



이세돌이 흑23에 틀어막자 시에허는 잠깐 망설이다가 중앙 백돌 8점을 포기하고 백24로 넘었다. 이세돌은 그 돌들을 얼른 잡지 않고 흑25부터 두었다. 여기서 시에허는 다시 한참을 망설였다. 중앙의 백 8점을 살리는 것도 엄청나게 크다. 그러나 흑이 우변을 쌍립으로 살아가면 백대마가 공중에 뜨게 될 것이다. "어려운 장면입니다. 중앙의 백돌 8점을 살리고 두는 것도 유력해요. 낙관파는 중앙 8점을 버릴 것이고 비관파는 살릴 겁니다."(원성진) 바둑텔레비의 해설자 원성진이 캐스터 김지명에게 한 말이었다. 시에허가 장고를 하자 원성진과 김지명은 비관파와 낙관파 얘기를 한참 더 했다. "예전의 이창호는 대표적인 비관파였고 박영훈과 강동윤도 같은 계보예요. 이세돌도 약간 그쪽이고요. 낙관파는 유창혁과 홍성지 등이지요."(원성진) "그런데 그것도 변하는 거 같아요. 형세판단의 눈도 변하고 기풍도 변하고 있어요. 사납던 최철한과 원성진은 부드러워지고 부드럽던 이창호는 점점 사납게 돼가고…."(김지명) 결국 백26과 흑27로 타협이 이루어졌다. 흑31은 정수. 참고도1의 흑1도 크지만 백이 4로 밀게 되면 중원의 흑집이 거의 지워지게 될 것이다. 흑33은 승부수. 하기야 여기까지 쳐들어가지 않으면 흑이 이길 수가 없다. 덤이 7집반이니까. 백34는 두터운 곳. 홍성지는 참고도2의 흑1, 3으로 두어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세돌은 흑35 이하 39를 활용하고 41로 두었다. "흑이 무리를 하고 있는 느낌인데요."(원성진) 백이 A에 두면 흑대마가 위험하다. 이세돌은 무엇을 믿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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