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멜러영화 변화 흐름 뚜렷

'와니와 준하' 금주 개봉 올 3편 소재 모두 다양한국영화사에서 멜러영화는 지속적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르다. 한국 멜러영화는 한국영화 초창기의 신파 멜러부터 60년대 고무신 관객을 불러모았던 최루성 멜러, 90년대 각광받은 코믹멜러를 거치며 한국영화의 주력장르로서 많은 관객과 친밀하게 호흡해왔다. 또한 멜러는 한국 영화계에 감독, 배우 등의 새로운 피를 수혈해주는 통로로 공인된 장르이기도 하다. '접속'의 장윤현,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해피엔드'의 정지우,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등이 비교적 적은 예산의 멜러를 통해 동시대 감성, 섬세한 연출력을 드러내며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했다. 올 하반기에는 7월말'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9월말의 '봄날은 간다', 23일 개봉될 '와니와 준하'까지 공교롭게도 정확히 2달 간격으로 멜러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우선 올해 마지작 멜러영화 '와니와 준하'는 단편으로 이름을 알린 김용균감독의 장편데뷔작. 그가 단편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다뤄왔던 '청춘'에 대한 관심과 독특한 기법 시도가 장편에도 이어진다. 20대 중반 동거커플을 중심으로 우리시대 20대의 사랑, 일, 성장을 순정풍으로 그린 영화다. 요즘 20대가 애호하는 문화장르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내용과 형식 양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였다. 여주인공 와니(김희선) 직업이 애니메이터일 뿐 아니라 영화의 시작과 끝부분에 7분 분량의 수채화풍 애니메이션이 인상적으로 삽입된다. 또한 몇몇 주요 신에서는 만화적 상상력을 빌린 장면설정으로 '순정영화'만의 묘한 기분을 전한다. 신선한 감각과 독특한 스타일(일례, 전화 통화 상대방이 화면에 직접 나온다)이 돋보이는 '와니와 준하'는 내용적으로도 '자유 개인'으로 대변되는 우리시대 20대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주인공인 애니메이터 와니와 시나리오 작가 준하(주진모)는 '출세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20대다. 그들의 동거도 기성세대의 편견과 달리 동세대 감성 그대로 '쿨하게'그려진다.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ㆍ 차태현,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ㆍ유지태가 각각 자신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와니와 준하'의 김희선ㆍ주진모는 그 반대 경우다. 오랜 동안 발랄하고 거침없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김희선은 이 작품에서 겉으론 무심하지만 속은 여린 내성적인 캐릭터로 변신하여 '새로운 김희선'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주진모는 기존의 심각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귀엽고 포근한 남자로서의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올해 멜러영화의 작품수는 줄었지만 동세대 감성과 신선한 감각이 기반이 된 영화들이라는 점에서 흥행잠재력이 점쳐지고 있다. 한반기 멜러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과 지지를 받아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 세작품이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지를 지켜보면 올 하반기 멜러가 단순히 경향 변화와 소재의 다양화에 그칠지, 아니면 더 나아가 한국영화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적인 변화의 시작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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