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 중동특수’ 열린다] 한국경제 회생시킬 ‘기회의 땅’

`1인당 소득 2만달러 시대를 펼쳐줄 풍요의 땅` 미ㆍ영 연합군의 무차별적인 폭격이 휩쓸고 간 절망의 땅 이라크. 또 긴장과 갈등, 크고 작은 마찰로 평온의 시대를 마음껏 펼치지 못해 온 그 주변국들. 통칭 `중동`은 21세기 초입부터 지금껏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세계 경제와 이에 철저하게 연동돼 있는 한국 경제를 단숨에 탄탄대로로 끌어올릴 `희망의 디딤돌`로 다가오고 있다. 재계에선 “70년대 중동특수가 개발연대 한국의 `성장 엔진`이었다면 21세기 중동특수는 넛크레커(호두까기)에 끼어있는 한국의 고민을 해결해줄 `황금 열쇠`”라며 기대하고 있다. ◇황금의 시장이 열린다=전후 중동특수는 이라크를 필두로 이라크 주변 산유국들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요르단 등 주변국들은 최근 3~4년동안 환경ㆍ수자원ㆍ발전소ㆍ플랜트 등의 공사를 미뤄왔다. 모두 단일공사비만 수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들이다. 대림산업은 최근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OCㆍKuwait Oil Co.)로부터 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를 수주해 전후 국내 건설 업체의 대중동 플랜트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게다가 중동지역에서 반미감정은 더욱 확산 될 것으로 예상돼 중동 소비재 시장에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 품목에 에너지를 집중하라=KOTRA 바그다드무역관은 최근 현지동향 보고서를 통해 전후 이라크 복구사업은 유전ㆍ발전ㆍ통신ㆍ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부터 활개를 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재계는 전후 유전개발은 미국과 영국의 메이저 건설업체들이 주축이될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중국ㆍ일본과 경합이 예상되는 통신ㆍ자동차부품 분야에서는 중동지역 에이전트(브로커)들을 적극 활용, 한국제품 세일즈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현재 이라크 재건 사업을 주도할 미국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다국적기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더라도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까다로운 중동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전략품목을 엄선하고 동시에 시장 장악력이 뒤진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적절한 파트너를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등 정부 및 기업 모두에게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ㆍ관 합동의 시장 접근 프로그램 마련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중동시장은 단순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왕족들 중심으로 형성된 파워엘리트가 막강한 결정력을 행사하는 곳이며, 넘치는 오일달러로 세계 최고의 소비수준을 자랑하는 곳이어서 막연하게 `기회의 땅`으로만 바라보면 `큰 코 다친다`고 조언한다. “중동의 대부분 국가들은 절대권력자가 외화를 현금으로 보관하고 국가재정에 삽입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기업들이 1인당 GNP등 통계 자료에 의존해 중동진출 전략을 짜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장) 홍 소장은 또 “중동이 정경일치 사회라는 것을 감안해 민ㆍ관합동의 현지 IR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민간에 숨어있는 중동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발굴, 이들을 활용하는 종합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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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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