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게놈프로젝트] 인간 우열화·미완기술 상업화 우려도

당시 「사이언스」는 인간유전자 지도를 담은「인간게놈프로젝트」특집을 내면서 최근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는 유전적 차별, 유전정보의 독점, 불완전한기술의 상업화 문제 등에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유전정보 독점에 속수무책이다. 미국에서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는 첨단 유전자 응용기술이 곧 우리나라에도 수입돼 국민생활에 영향을 미칠게 분명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세계적인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인간게놈프로젝트의 부작용 몇가지를 정리해본다. ◇생명보험과 취업에 대한 유전적 차별 최근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어린이개발센터 E.V 라팜과 C.코즈마 등이 실시한 101종의 유전질환을 갖고 있는 3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각각 25%와 22%는 개인과 가족의 유전적인 질환 때문에 생명보험과 건강보험의 가입이 좌절됐다. 심지어 13%는 취업에실패하거나 실직을 당했다고 응답했다는 것. 미국의 생명보험회사는 70년대부터 흑인의 유전병인 겸상적혈구 빈혈증 검사를 실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유전자 검사는 개인과 그의 가족에앞으로 예상되는 질병과 장애, 그리고 조기사망 등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어 유전적 차별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또 유전자 검사는 특정 유해물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작업자를 찾아낼 수 있어 취업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암 유전자 검사의 상업화 논쟁 최근 2년여 동안 유전적인 유방암과 난소암에 관여하는 BRCAI과 BRCA2 등 2종의 유전자가 처음 발견된 이후 유전자 검사를 상업화 하려는 기업까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미국의 미리아드 유전연구소는 지난 96년11월 유전자에 대한 상업적인 검사에 착수했으며, 버지니아의 「제네텍스와 IVF연구소」도 BRCA 유전자에 나타나는 4종류의 돌연변이에 대한 검사를 제공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두개의 BRCA 유전자가 지닌 정상적인 기능 가운데 극히 일부 밖에 아직 모르고 이들 두 유전자에게 나타나는 돌연변이가 무려 300종을 넘는다. 또 검사결과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해도 암에 걸릴지 안걸릴지는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맬번대학의 존 호퍼교수는 『상업적인 검사는 불안감과 여성착취로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리아드 유전연구소는 『정밀한 검사와 난소의 사전 제거는 생명을 구할 수 있고 검사를 원하는 여성들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함으로써 우리의 지식도 정밀해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유전정보의독점과 특허문제 지난 96년2월에 열린 인간게놈프로젝트 국제전략회의는 『사회에 대한 혜택을 극대화 하고 연구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인간과 생물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만장일치로 선언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선 분명한 규약이 없어 이 선언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선진국은 장차 의약품 개발 등의 원천이 될 유전정보의 공개에 매우 인색하다. 생명공학연구소 게놈사업단장 이대실박사는 『ACGT 4개의 문자로 이뤄진 유전자 염기서열은 해독이 필요한 일종의 암호여서 그 자체로는 특허가 안된다』며 『그러나 유전적 기능이 밝혀진 염기서열은 특허를 낼 수 있다는 판례가 보편화 되면서 특허를 낼 때까지 염기서열의 공개를 늦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우리 보다 1,000배나 빠른 속도로 염기서열을 밝혀내고 있다』면서 『21세기 생명공학시대를 맞아 말뚝박는 사람이 임자가 되던 서부개척 시대가 생물학 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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