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협 받는 자유무역

중국마저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철강 수출국이자 앞으로도 집중 공략할 시장이라는 점에서 그렇지만 일본 캐나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도 뒤를 따를 것으로 보여 더욱 그렇다. 무역대전의 조짐까지 보이는 세계 각국의 줄 이은 수입규제조치는 회복기에 들어선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보호무역열풍의 진원지는 세계경제의 주 엔진이라 할 미국이다. 미국은 3월 지난 80년 이후 가장 강력한 보호무역조치로 평가되는 수입 철강에 대한 최고 30%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데 이어 향후 10년간 농업보조금을 80%나 증액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같은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EU,일본 캐나다,호주 등이 반발, 보복조치를 취하거나 취할 것을 다짐함으로써 자유무역체제에 '적색경보'가 켜진 것이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를 뒤흔드는 일련의 보호주의는 다시 다른 보호주의를 부르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그 파장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은 수출에 국가경제를 의존하는 한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시장경제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각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틀림없다. 현재로는 WTO의 조정역할에 기대할 수 밖에 없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고민이 있다. IMF(국제통화기금),WTO,세계은행 등 세계 3대 경제기구가 "미국의 보호주의가 세계경제의 성장과 시장 자유화를 저해한다"고 경고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거들고 나섰으나 미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미국이 우월주의에 젖어 있는 한 보호무역열풍은 쉽사리 사그러들 것 같지 않다. 미국상원이 최근 자유무역을 제한하는 뜻을 담아 무역촉진권한법(TPA)을 수정통과 시킨 점이 이를 말해준다. 미국의 보호주의는 철강과 농업에 그치지 않고 섬유 자동차 유통 금융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규제는 물론 시장개방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은 오늘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시장의 10%를 외국 자동차에게 내놓아야 한다는 법을 표결할 예정이다. 수입은 규제하고 외국엔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하는 미국의 이중 플레이는 WTO가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정에도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반덤핑조사와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 조치가 날로 증가하고 그 주요대상국의 하나가 한국인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당장 보복조치를 취하기도 어렵고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일본 등 피해국과 공동전선을 펴서 정면돌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ㆍ민이 손을 잡고 지혜를 짜내는 수 밖에 없다. 현지 생산을 늘리고 앞선 기술과 품질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날로 색깔을 더해가는 보호무역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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