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이 23일 “정부가 내년 6월까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친다고 시한을 설정한 것이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주최한 ‘제1회 딜로이트 포럼’에서 “한국 경제가 제도적 장치마련 없이 미국 경제와 합쳤을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제관계는 무엇보다 힘이 우선하고 있어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 주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방 추진에는 찬성하지만 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20개국과 FTA 협상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 농업지원의 실패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며 “FTA 발효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농업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